부끄럽지만 두 권짜리 삼국지 외에는 아직 소설 삼국지를 읽지 못했다. 10권의 2권 초입에서 책을 덮은지 상당 시간이 흘렀음에도 말이다. 어찌 보면 필독서나 다름없는 삼국지인지라, 전 질을 구매해놨지만 내 책이 되고 나니 언젠가 읽어야지 하는 생각 덕분에 호기롭게 책을 빼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만나고 나니 이제는 시작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략 삼국지라는 큰 한자가 눈에 가득 들어온다. 제목만 읽었을 때는 에세이나 삼국지를 통한 자기 계발서 정도로 생각했을 것 같다. 막상 한 장을 넘기고 나니, 이 책은 두 종류의 삼국지에 대한 비교사이자 삼국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이라는 사실이 흥미를 자극했다. 사실 삼국지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책이 두 종류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 차이는 잘 몰랐었다. 편의를 위해 정사 삼국지라는 이름과 소설 삼국지라는 이름으로 구분을 하자면, 전자의 경우는 서기 3세기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쓰인 책인데 비해, 후자는 정사 삼국지에 흥미와 로망을 더해 14세기 기록된 소설 삼국지연의이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살을 입힌 것이기에 정사 삼국지의 뼈대는 갖추고 있지만, 상상이 많이 가미되어 있다. 그렇기에 흥미라는 면에서 보자면 아무래도 소설이 더 재미있을 수밖에...
이 책에는 총 3장에 거쳐 삼국지의 진액을 다루고 있다. 우선 1장에서는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를 비교해서 차이점에 대해 다룬다. 아마 두 권을 다 읽은 독자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저자는 책의 상당 분량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소설의 효과는 극적인 데 있는 것처럼, 왜 실제 역사와 다른 표현이 등장했는지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조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길을 겪어내는 유비의 환경이나 서주 공방전의 이야기 등의 이야기 등이 참 흥미롭게 다가왔다.
2장에서는 삼국지 속 주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아무래도 삼국지 속에는 그들의 전술이나 인간적인 모습들이 긴 호흡으로 그려지는데,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요약해서 만날 수 있기에 삼국지를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도 이물들의 됨됨이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삼국지 속의 사자성어와 삶의 지혜를 얻을만한 사건들이 담겨있다. 아마 삼국지 하면 떠오르는 도원결의나 삼고초려를 비롯하여 계륵이나 괄목상대 등의 한자성어를 통해 삼국지의 또 다른 맛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삼국지에 대한 생각이 더욱 커졌다. 이제는 삼국지연의뿐 아니라 정사 삼국지도 맛보고 싶은 생각이 커졌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삼국지 속 이야기가 우리의 삶과 그리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 안에 담겨있는 지혜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