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질문 - 나를 깨닫는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의 대미는 질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산의 마지막 습관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책의 첫 장부터 무거움이 가득했다. 내용의 무거움이라기보다는, 마음의 무거움이었다. 사람이 사는 시대는 다 똑같은 것일까? 기득권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아 한다. 그것이 나라에 보탬이 되는 사실이냐보다는 당장 내가 내 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가가 우선순위이다 보니,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들은 가차 없이 잘라낸다. 다산 역시 당시 기득권의 미움을 받았다. 다산이 무엇을 하든 다 반대하고, 다른 사람은 살려둬도 정약용만큼은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맞서 그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조선의 지성인, 세기의 천재라 할 수 있는 다산 정약용. 그가 남긴 참 많은 서적 중, 이 책의 저자 조윤제는 논어고금주에 집중했다. 성리학의 시대인 조선에서 가장 많이 주목을 받은 책이라면 논어가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도 조선은 주자의 논어집주가 경전처럼 받들여졌던 나라다. 그저 인생의 도움이 되는 책 정도가 아니라, 주자의 이론을 반대하면 마치 죽을죄를 지은 죄인처럼 사문난적으로 몰았다.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갔던 인물이 정약용이다. 51세 유배지에서 논어를 읽으며 주자의 주석이 아닌, 자신의 주석을 담아낸 다산은 논어를 통해 더 깊이 있는 삶에 대해 통찰한다. 그리고 그 지혜를 후대에 우리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총 3개의 큰 장으로 이루어진 책 속을 거닐다 보면, 한 문장 한 문장이 주옥같고 가슴에 저민다. 삶에 대한 이런 통찰을 어떻게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 나에 대해, 자녀에 대해, 스승과 제자로의 삶에 대해, 배움에 대해 각 장마다 펼쳐져 있는 글 속에 빠져 있다 보면 못난 내 모습이 자꾸 거울처럼 비치기도 한다.

책 속에는 주자의 주석과 다른 자신만의 주석을 제시하는 내용들이 상당하다. 읽다 보면 오히려 정약용이 더 깊이 있는 답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원문의 문구와 당시에 풀이되었던 문구, 그리고 다산이 새롭게 풀이한 문구를 비교하여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한 줄의 정리 글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몇 문구만 이야기하자면...

 

비범함은 평범함이 무수히 반복된 끝에 드러나는 것이다.

내 몸이 보잘것없어 보인다면 내 마음이 초라하지는 않은 지 살펴보라.

어른은 자신의 삶을 해명하지 않고 증명한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한다.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움과 삶이 동떨어져있다면 배움은 필요 없을 것이다. 삶에 도움을 주고 발전시켜야 진정한 공부다. 다산 정약용의 논어. 깊이 있는 삶의 질문들에 대해 그 옛날 지성은 무엇이라 답했을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지혜를 담고 있는 소중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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