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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음악책 - 내 삶을 최적화하는 상황별 음악 사용법
마르쿠스 헨리크 지음, 강희진 옮김 / 웨일북 / 2022년 2월
평점 :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영향으로 귀가 뜨인 편이었다.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던 꼬꼬마 시절 교회에 있던 피아노로 자주 들었던 노래를 건반을 누르며 완성했던 적이 있다. 물론 악보를 1도 볼 줄 몰랐고, 도레미가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긴 했지만 한 곡을 완성하고서 혼자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정식으로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웬만한 곡은 연주할 수 있게 되었지만, 가끔은 악보를 보고 치는 것보다,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연주하는 게 편할 때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분야보다 음악에 관심이 큰 편이다. 물론 전공을 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기에 일찍 음악가의 꿈을 접긴 했지만 말이다.
책의 제목이 특이하다. 쓸모 다음에 왠지 "없는"이 와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있는"이 오니 왠지 더 강조되는 분위기다. 그다음에 등장하는 "음악책" 덕분에 "있는"이 잘 어울리긴 하지만 말이다.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참 드문 것 같다. 나 역시 책을 읽을 때나 서평을 쓸 때조차 요즘 핫한 클래식 그룹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는 편이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하면 집중도 안 되고 능률이 안 오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여러 가지 중 하나가 음악이라면 또 다른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예전 우리 조상들도 소위 모내기 등을 하면서 노동요라고 불리는 노래를 불렀다고 하지 않는가? 그만큼 음악은 성취나 능률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한다. 음악 책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지만, 인문서적에 가까운 이 책 속에는 14개의 주제를 바탕으로 음악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실 요즘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음악의 영향을 받는다. 소위 머리 좋은 아이를 위한 태교음악으로 선택하는 모차르트의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자장가, 요즘은 영상매체를 통해 24시간 동요를 접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책의 주제를 따라가다 보면, 생각보다 흥미로운 부분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자장가처럼 자연스럽게 수궁하게 되는 부분뿐 아니라 통증 경감 효과나 창의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은 심히 놀라웠다. "쓸모 있는" 정도가 아니라 "쓸모 많은" 혹은 ""큰 쓸모가 있는"으로 제목을 바꾸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능력을 가진 음악의 세계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번역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빵 터지는 부분이 상당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었고, 꽤 실용적인(가령 귓가를 맴도는 멜로디에서 벗어나는 법, 실연의 아픔 치료 등) 이야기뿐 아니라 선거 송에 대한 부분도 담겨있었다.
이렇게 우리 삶의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음악. 물론 음악도 과유불급. 과하면 좋지 않다. 적당한 음악은 삶의 활력소가 되고 삶을 최적화할 수 있다니 음악을 좀 더 가까이하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