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 - 인류의 역사에 스며든 수학적 통찰의 힘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4
김민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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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과를 나온, 지극히 문과적 인간이다.(그럼에도 십수 년째 하는 일은 다분히 숫자가 글자보다 많은 일은 하는 것인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수학 관련 책은 종종 읽는다. 물론 이해가 쉽지 않다. 성격상 꼼꼼히 읽는 편임에도 수학 기호나 공식 등이 튀어나오면 반사적으로 건너뛴다.(성격을 뛰어넘는 것이 있다니 놀랍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민형 교수는 구면이다.(세 번째 만나는 것 같다.) 익숙한 이름에 책을 잡은 건데, 알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물 인생 영강이었다.(서평을 쓰면서 알게 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리즈물이 몇 개 있는데 서가 명강과 인생 면강(21세기 북스 보고 있나?!) 그리고 클클 시리즈(아르테도 보고 있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또 좋아하는 분야는 단연 역사다.(아마 수시에 합격했다면 사학과를 나왔을지도...) 근데 역사와 수학?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야 같다. 근데 수학과 역사가 무려 두 번이나 제목에서 반복되었다. 내심 궁금했다. 왜 수학(이과)과 역사(문과)가 서로를 품고 있는 거냐고... 읽는 순간 알았다. 수학자가 쓴 수학의 역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왜 못 했던 걸까?

원래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는데... 2차 방정식, 파이, 피타고라스의 정리, 기하학... 분명 다 배웠는데 낯설다. 이름만 알고 내용은 전혀 모르겠다. 분명 나름 상위권에서 놀았었는데... 특히 수학은 우열반 중 늘 우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공식들이 날아다닌다. 다행이라면, 책을 읽는 거지 수학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는 사실 정도?

8강에 거쳐 책 속에는 여러 유명한 수학자들과 그들과 연관된 역사적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익숙한 이름들도 상당수 있고, 낯설디 낯선 이름도 있다. 수학자들의 수학자, 수학공식들의 공식인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생각보다 아주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오늘 처음 알았다. 피타고라스는 후대에 자신이 이렇게 유명한 인물이 되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당시에는 그리 유명세를 떨치지 못했다고 한다.) 뒤 이어 나오는 목욕탕의 남자(?) 아르키메데스도 만만치 않았다. 근데 내 기억에 가장 깊게 남은 사람은 처음 만나는 이름도 낯선 오마르 하이얌이라는 인물이었다. 11세기 이슬람 문명에서 등장한 이 인물은 페르시아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고, 철학자이자 시인이었다. 문과와 이과를 아우르는 아우라를 풍기는 이 인물은 무려 3차 방정식을 분류했다고 한다. 사실 고차수로 올라갈수록 생각보다 쓰임새가 크지 않다고 여겨지지만, 오마르 하이얌의 연구는 역사와 수학사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복소수의 발견 그리고 현대 양자역학에 발전에 지대한 공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는 사실 수학자로 보다 시인으로 더 유명했다고 한다.

수학을 등에 업고 이루어진 이야기지만, 꽤 흥미로웠다. 물론 공식은 이해하지 않아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나름 매력 있었다. 수학자들은 모든 이야기를 공식과 수치로 표현한다. 수학의 영역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부분까지도 말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인문학자들이나 역사학자들의 연구의 기초가 되면 좋겠다. 이 책에서 더 발전된 이야기가 등장한다면 더 흥미롭고 반갑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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