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달팽이 라임 주니어 스쿨 12
마리아 포포바 지음, 핑 주 그림, 김선영 옮김 / 라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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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왼손이 주 손인 양손잡이다. 사실 양손잡이라기보다는 글씨만 오른손으로 쓰는 왼손잡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와 큰 이모는 왼손으로 밥을 먹는 나에게 늘 "바른 손"으로 먹으라는 말씀을 하셨다. 지금이야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이 예전보다 적어졌긴 하지만 당시만 해도 왼손을 사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실 우리 큰 아이 역시 왼손잡이다. 처음에는 왼손을 주로 사용하는 아이를 보고 양손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글씨를 왼손으로 쓰다 보니 글자를 읽는 것이나 쓰는 것, 방향 등 여러 가지에서 거꾸로 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어서 요즘은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도록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몇 개월이지만 이미 왼손이 익숙해진 아이는 내 지적에 매번 손을 바꾸지만, 자신이 보기에도 왼손으로 쓴 글씨가 더 예쁘다는 말을 곧잘 한다. (내가 봐도 그렇긴 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달팽이 제레미 이야기를 읽다 보니,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가 생각났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심장이 왼쪽에 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심장이 오른쪽에 있었다. 1년에 한 번씩 하는 신체검사 때 그 사실을 발견하였는데, 다행히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것 외에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책 속 달팽이 제레미 역시 보통의 달팽이와 달리 껍데기 방향뿐 아니라 몸통 안도 반대로 되어 있는 좌우 바뀜증을 앓는 희귀 달팽이다. 달팽이 연구 학자였던 과학자 앵거스 박사는 우연히 좌우 바뀜증 달팽이 제레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제레미의 어떤 유전자가 희귀한 돌연변이로 발전한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는 한편, 제레미에게 소중한 짝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에 제레미와 같은 달팽이를 찾기 시작한다. 과연 제레미는 짝을 찾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다름에 대한 동화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었는데, 책 속 제레미 이야기는 영국 노팅엄 대학교 진화 유전학자인 앵거스 데이비슨 교수의 실제 이야기였다. 돌연변이 달팽이 제레미를 통해 유전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이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서술된 책 속에서 과학에 대한 지식과 함께 다름과 그 다름을 소중히 여기는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울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과학지식과 더불어 생명의 가치에 대한 귀한 교훈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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