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의 아픔 나의 슬픔 -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ㅣ 연시리즈 에세이 6
양성관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11월
평점 :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21/12/15/24/seed2001_7602755944.jpg)
저자의 이름이 낯이 익다. 구면이었다. 요즘 작가가 아닌, 의사들의 책을 자주 접할 기회가 생긴다. 그중 좋아하는 작가는 남궁인이다. 양성관이라는 저자의 이름과 잊을 수 없는 올백(일명 대머리)의사의 사진이 바로 기억을 소환해 주었다. 작년에 만났던 그 책 "의사의 생각"의 저자였던 그를 1년여 만에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당시 책을 읽으며, 의사라는 직업과 매체에서 만들어주는 의사에 대한 환상들이 무참히(긍정적으로) 깨졌었다. 척하고, 고리타분할 것 같은 이미지의 의사도 결국 밥벌이를 위한 직업 중 하나일 뿐이라는, 조금은 친밀하게 만들어줬으니 말이다. 근데 이번에는 한술 더 떠서 의사를 해도 결국 대출을 받아서 집을 옮겨야 한다는 더욱 실제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인간적(?)인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솔직히 의사가 이렇게 웃기는 것, 이렇게 재미있게 글 쓰는 것은 반칙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의대에 가려면 소위 전교에서 1.2등은 해야 하고, 의대 6년에 인턴에, 레지던트에 전문의까지 따려면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든다는 것은 책뿐 아니라 드라마를 통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다. 저자 역시 의대만 들어가면, 의사고시에 합격해 의사만 되면, 전문의만 되면...이라는 희망고문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하지만 결국 그 모든 희망고문의 마지막에는 집을 장만하려면, 조금 더 넓은 곳으로 가려면 은행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물론 의사의 이야기이기에 병원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수 등장하지만, 왜 나는 자꾸 현실적인 대출 이야기에 눈이 가는지 모르겠다.
인턴생활의 비애나, 의학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들도 기가 찬 의사 생활에 부러움을 느꼈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지만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은 정신과 김재민 교수님의 한 말씀이었다.
"살고 싶은 건 생명체의 본질이야.
그래서 그 어떤 사람도 죽고 싶어 하지 않아.
그러니까 의사인 우리가 사람을 살리는 거고,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돕는 거야."
의사인 자신의 삶을 조금은 재미있게 기록하고 있지만, 결국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라는 사실. 그렇기에 오늘도 그는 아픈 환자들을 대하며 밥벌이 이상의 무엇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 같다.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가 물씬 담긴 책을 통해 눈물과 웃음과 감동을 다 발견했던 것 같다. 제발 이번 책은 대박 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