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 카이사르에서 콘스탄티누스까지, 제국의 운명을 바꾼 리더들 ㅣ 서가명강 시리즈 20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로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내게 로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웅장한 건축물이다. 세계사에서 단연 굵은 획을 그었던 로마.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명언에도 등장하는 로마. 하지만 생각보다 로마에 대한 지식은 심히 얕다. 그래서 그런지 더 궁금했던 책이었다. 서가 명강 시리즈를 참 좋아하는데, 전혀 관심이 없고, 때론 처음 접하는 분야임에도 어렵지 않게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흥미롭지만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로마 하면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을 것이다. 교과서를 통해서 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들어본 적 있는 그 이름들 말이다. 민망하지만, 책을 읽으며 들어봤던 두 이름이 동일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으니, 이것만 해도 고마울 따름이다.

"주사위를 던져졌다."라는 익숙한 말의 주인공인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영어명 율리우스 시저)는 루비콘 강을 건너며 한 이 말 외에도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와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말을 남긴 일명 명언 제조 황제였다. 신기한 것이 내 기억에 시저라는 황제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반면,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뭔가 익숙하지 않았다. 근데 이 두 이름이 한 인물이었다니...!

책 속에는 총 4명의 로마 황제가 등장한다. 그중 첫 번째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다. 이름은 언뜻 들어봤지만 그의 업적이나, 후대 평가 등은 전혀 모르던 차에 이름의 뜻부터 성장 배경, 황제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평가에 이르는 많은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삼두정치를 통해 정권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던 카이사르는 동맹을 통해 정권을 잡아간다. 하지만 독재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비상시에만 활용되었던 제도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쳐 10년 종신 독재관을 하며 원로원을 무력화시키고 공화정의 전통을 파괴했던 그의 마지막은 참혹했다. 그런 카이사르의 전적을 봤던 후계자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는 오히려 몸을 사리며 평화를 제창한 황제였다. 카이사르가 독재로 권력을 혼자 장악하고, 원로원의 반감과 미움을 샀던 모습을 교훈 삼아 그들과 함께하는 정치를 이루어갔다. 그뿐만 아니라 군단을 축소하면서 졸지에 백수가 된 군인들에게는 땅을 지급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고, 소방대나 수도경비대를 창설해 치안과 질서, 화재를 빨리 진압해 안전을 지키기도 했다. 그렇기에 아우구스투스의 시대는 팍스 로마나 시대를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4명의 황제 중 내게 가장 익숙하지 않은 이름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였다. 앞의 두 황제와 달리 출신성분이 미천했지만 전쟁에서 승리를 얻어 황제가 된 그는 로마제국의 명성을 이루어 나가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었다. 보통 죽은 후에 후계자에게 정권을 넘기는 황제들에 비해 살아생전 명예를 내려놓은 황제였기에 4명의 황제 중 가장 진한 인상을 남겼던 황제였던 것 같다. 마지막 4번째 등장하는 황제는 밀라노 칙령, 그리스도교 공인으로 유명한 콘스탄티누스 대제다. 그 역시 카이사르나 아우구스투스처럼 금수저였으나,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뒤 그 역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결국 황제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4명의 로마 황제들의 이야기는 단지, 로마의 역사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았다. 4명의 리더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에까지 미쳤다. 욕심과 탐욕으로 모든 것을 움켜잡는 리더의 마지막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하고 나눌 줄 아는 리더가 결국은 좋은 평가를 받는, 인정받는 리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출신 성분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펼쳐나가느냐에 따라 리더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를 통해 로마의 역사 뿐 아니라 리더십에 대한 배움에 이르기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