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꽃이야 국악 동요 그림책
류형선 지음, 이명애 그림 / 풀빛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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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동요로 만든 그림책이라... 처음 접하는 책이었는데, 노래와 같이 책을 만나니 여운이 더 있는 것 같다. 노랫말 그대로 책이 되어서 사실 글 밥이 많지 않다. 글 밥이 적다 보니 오히려 풍부하게 생각을 채워 넣을 수 있기에 어떤 면에서는 어렵기도 하다. 다행이라면 그림이 곁들여지다 보니 상상력이 부족한 나 같은 경우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져 내리면서 바깥출입이 정말 힘들어졌다. 특히 내 경우는 어린아이들을 키우는지라, 누군가와 만나서 이야기조차 나누지 못하고 집 안에서만 생활을 하게 되면서 산후우울증이 더 심하게 생겼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마치 한 문장 한 문장이 위로 같다고 나 할까?

우리 모두는 꽃이다. 어떤 모습을 하고 있건, 어디에 있건 각자가 다른 꽃이지만 모두가 꽃이다. 산에 피어도, 들에 피어도 꽃은 꽃이다. 각자의 모양을 가지고,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꽃이다. 그렇기에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고 재단할 이유는 없다. 우리 모두가 꽃이기 때문이다.

봄에 피어도 꽃이고라는 가삿말에는 초등학교 입학식이 담긴 그림이 있었다. 똑같이 생긴 꽃 모양의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생긴 것도 이름도, 입고 있는 옷도 다 다르다. 단지 모두가 1학년 입학생이라는 것을 알리는 이름표가 같을 뿐이다. 설레는 아이도 있고, 벌써 친구를 사귄 아이도 있고, 부끄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낯설어하는 아이도 있다. 모두가 다른 모습과 다른 표정을 하고 있기에 오히려 더 다채롭고 아름답다.

책을 읽으며 갑자기 어린 시절 미술시간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에는 큰 그림을 각자가 나누어서 칠하는 협동화나 모자이크가 싫었다. 각자가 칠한 그림을 다시 모아서 붙이면 얼굴색이 뒤죽박죽, 꽃잎도, 나무도, 모든 그림들이 얼룩덜룩 다른 색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굴은 살구색이어야 하는데, 어떤 친구는 주황색을, 어떤 친구는 초록색을 칠해서 내 눈에는 정말 이상하게 보였다. 근데 어른이 되고서 보니 오히려 다양한 색상이 담겨있는 작품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보였다. 하나의 그림 속에서도 다양한 모습이 공존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책 속의 노랫말과 그림 역시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도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 획일적인 모습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나와 다르면 적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배타적으로 대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점점 많아져서 안타깝다. 이 책의 이야기처럼 모두가 꽃이라는 사실. 모두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리고 기왕이면 QR코드 등으로 곡을 함께 들을 수 있게 되어 있으면 더 편할 것 같다. 물론 검색하면 들을 수 있긴 하지만, QR코드가 삽입되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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