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표지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빨간색 엑스 표시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제목도 특이하다. 목요일의 아이라...

7년 전, 7월 1일 목요일. 한 통의 협박편지가 아사히가오카 중학교로 날아온다. 협박장 안에는 이제 곧 많은 학생이 죽을 거라는 한 줄이 쓰여있었다.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도 딱히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경찰이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사건은 일어난다. 2학년 1반 학생 9명이 사망하고, 21명이 입원을 했다. 조사 결과 같은 반 학생인 우에다 유타로가 급식으로 나온 채소 수프에 맹독성 약인 발키리를 탄 것이다. 문제는 우에다가 그에 대해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오히려 친구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흥분을 느꼈다. 그가 구한 발키리는 쥐약으로 사용하던 것으로 약국을 했던 외갓집 헛간에서 구한 것이었다. 사실 범행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아파트 급수 탱크에 약을 타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니 실로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그 일로 가족들은 이사를 했고, 14세의 촉법소년인 우에다는 보호소에 들어간다.

7년 후 시미즈 요시야키는 14세 아들이 있는 가나에와 결혼을 해서 아사히가오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온다. 시미즈는 갑작스럽게 생긴 아들 하루히코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직도 하루히코"군"이라고 부를 정도로 어색하기만 하다. 사실 가나에와 결혼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하루히코가 겪은 끔찍한 사건 때문이었다. 전 남편과 이혼한 가나에와 하루히코는 모자가정이었다. 평소 조용한 하루히코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모자가정인 것을 놀리고, 하루히코가 사는 빌라 벽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그림을 남긴다. 결국 엄마인 가나에가 학교로 전화를 하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하루히코를 향한 괴롭힘은 도를 넘어서게 된다. 한 달여가 지속된 괴롭힘에 하루히코는 결국 스스로 손목을 긋는 지경까지 이른다. 이런 상처가 있는 아이이기에 시미즈는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이유도, 하루히코의 상처를 보듬아주고 싶어서다.

시미즈 가족이 이사 오고 얼마 후, 학교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하루히코가 과거 목요일의 아이 사건의 범인인 우에다와 닮았다는 이야기다. 사건 당시 옆반 담임이었던 나이코가 하루히코를 보고 우에다로 착각하고 기절하는 일이 있었고, 그 일을 옆집 아이에게 전해 들은 시미즈는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범인 우에다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하루히코의 행동에도 의심스러운 점이 감지되는데...

요 근래 들어 매체를 통해서 학폭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연예인들 중에도 과거 학폭으로 구설수에 올라 결국 은퇴를 하거나 하차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말이다. 학폭의 기억은 가해자는 잊을지 모르지만 피해자에게는 평생 상처로 남는다. 가정폭력도 다르지 않다. 어떤 의도가 있느냐와 관계없이 폭력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굉장히 아픈 이야기가 담겨있다. 물론 살인이 정당화될 순 없지만 말이다.

깨어진 것 같이 보이지만, 끝난 것 같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다행이다 싶은 것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다. 성장통 치고는 상당히 과한 감은 있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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