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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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캐치? 아이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왜냐하면 그것이 <나이스 캐치>였기 때문이었다.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공중에 떠 있는 공을 단번에 잡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무능하지 않다.

이 사실은 옌뉘의 머릿속에 새로운 길을 열어 주었다.

역시 요나스 요나손이다. 전 작을 읽어보았다면 요나손 작가 특유의 문체들이 눈에 익을 것 같다. 대놓고 던지는 유머가 아니라 교묘히 파고드는 유머 말이다. 이번에도 역시 예상치 못하고 허를 찔리며 피식~책을 읽으며 여러 번 당했다. 사실 복수에 이르기까지 일어난 과거 일들만 보자면 피눈물이 나는 일들인데, 그런 이야기들을 무겁지 않게, 쾌활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것도 능력이다.

프롤로그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한다. 도대체 히틀러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책 속에 등장하는 아주 중요한 사실과 맞닿아있다. 히틀러가 벌인, 히틀러 하면 떠오르는 그것과 책 속 주제가 말이다. 그다음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에 아프리카 케냐의 치유사 이야기가 등장하여 고개를 갸우뚱했다. 복수와 치유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나처럼 성질 급한 독자라면 조금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분명 연관되어 있으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가장 명성 높은 미술 갤러리의 거물급 미술상 알데르헤임에게는 외동딸이 하나 있다. 옌뉘라는...알데르헤임의 대를 이어 갤러리를 물려받을 사람은 현재 옌뉘가 전부다. 그리고 갤러리에 취직한 남자 빅토르. 사실 교묘한 거짓말과 술수를 일삼는 그의 목표는 알데르헤임을 속이고 옌뉘와 결혼한 후, 갤러리와 알데르헤임의 재산을 한입에 털어 넣으려는 것이다. 다행히(?) 알데르헤임은 빅토르를 20살가량 어린 옌뉘의 짝으로 일찍부터 점찍고 있었다. 근데, 그런 빅토르의 계획을 방해하는 인물이 등장했다. 과거 관계를 했던 흑인 매춘부가 아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그 아이 케빈의 아버지는 바로 빅토르. 빅토르는 이 모든 일이 알데르헤임에게 알려질까 봐 멀리 떨어진 원룸을 얻어 케빈에게 식사(피자 만)를 제공하고 절대 시내에 나타나지 말 것과 아버지라 부르지 말 것(사장님 혹은 후견인이라 부를 것)을 요구한다. 빅토르의 계획대로 옌뉘와 결혼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알데르헤임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물론 케빈의 어머니 역시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다. 드디어 방해꾼들이 사라지자 빅토르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그전에 혹 같은 케빈이 18살이 되자 케냐로 여행을 떠나 나이로비 사바나 한가운데 케빈을 두고 떠난다. 자신의 손이 아닌 사자들의 손을 빌려 케빈을 살해하기 위해서다. 다음 계획은 갤러리와 알데르헤임이 남긴 모든 재산을 자신 앞으로 돌려놓고 옌뉘에게는 60원만 주고 이혼을 한다. 케빈이 살던 그 원룸만 옌뉘에게 주고 말이다.

사자밥이 될 지경에 처했던 케빈은 나무 위에 올라가서 밤을 지새우다 나무에서 떨어진다. 아들이 없는 마을의 치유사 올레 음바티안은 케빈을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아들로 삼는다. 그렇게 케빈은 치유사의 아들로 5년여를 보낸다. 케빈은 그동안 언어와 기술 등을 부지런히 익히던 차에, 마지막 관문 할례를 코앞에 두고 자신의 가장 소중한 고추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의 소중한 보물 두 개를 훔쳐 다시 스웨덴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 집에는 옌뉘가 살고 있다. 과거 빅토르와 대화를 더 해보고자 열심히 미술작품 관련 책을 열심히 읽었던 케빈이기에 옌뉘와 대화가 아주 잘 통하는 사이가 된다. 그리고 둘은 우연히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보게 된다. 가진 돈이 없는 옌뉘와 케빈은 휴고에게 줄 거래 금액으로 올레에게서 훔쳐 온 그림을 제시한다. 근데 그림을 본 옌뉘는 그 그림이 이르마 스턴의 그림이라고 이야기한다. 시가로 따지면 약 50만 달러 이상 나갈 수 있다고 말이다. 결국 그림을 가지고 복수 계획을 짜는데...

역시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양아들의 편지를 받고 케빈을 찾아 나선 올레와 빅토르의 만남. 그림을 둘러싼 이야기 등과 함께 휴고의 복수 주식회사가 처리했던 아주 신선하고 독창적인 복수들도 흥미롭다. 앞에서 등장한 히틀러와 소설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사실 책 속에 등장하는 표현들이 자꾸 거슬리긴 했다. 인종차별, 성차별 등 곳곳의 차별적 표현들 말이다. 근데 이 모든 것도 작가가 계획한 거슬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미술은 잘 몰라서 이르마 스턴이라는 화가를 잘 몰라 찾아봤는데, 그녀가 독일계 유대인 부모 아래서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도 요나손 작가의 책에는 생각할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잘 숨겨져있다. 보물찾기 같은 소설 속에서 또 다른 흥미와 생각할 거리를 발견했다. 다음 책에는 어떤 이야기들을 숨겨놓았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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