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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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척 끌렸다. 불공정 사회. 나 역시 우리 사회가 불공정 사회라고 느끼기 때문이었을까? 책 속에 등장할 우리 사회 속 불공정한 이야기를 읽으면 속 시원함과 함께 공감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책 표지 속 "공정을 간절히 외치는 사회는 불공정 사회다!"라는 문구가 이미 사이다 발언이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 속에서는 억울하다, 불평등하다, 공정하지 않다는 말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흙수저와 금수저 발언이 나왔을 때부터였을까? 아니 그 이전부터 느꼈지만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사회 곳곳에서 그런 불평등과 불공정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철학자가 정치적 발언을?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철학과 정치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까놓고 말해서 과거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 등의 유수한 철학자들도 정치와 상당한 관련이 있지 않았나?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이황이나 이이와 같은 대 학자들을 봐도 학문과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철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중용. 한쪽 편만 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이야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철학자라는 설명에 솔직히 색안경을 쓰고 보기도 했다. 지극히 한쪽 정당의 편만 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다행이라면 대놓고 어느 쪽의 편을 들진 않는다. 다만, 현 정권(과거 정권을 비롯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그렇다고 과거 정권 편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9가지의 질문 중 두 번째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능력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가?" 사실 9개의 질문 중 스스로 답변하기 힘든 질문이어서 더욱 기억에 남기도 하다. 사실 능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문제는 그 "능력"이 누군가의 계략이나 불공정한 방법으로 왜곡되어 표현된 것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 속에는 조국 사태라고 불리는 자녀 조민의 불공정한 입시에 대한 이야기와 인국공사태가 예로 나타났다. 현 정권이 그토록 추구한 본질적 가치 공정이 훼손되었다는 측면에서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사태임은 분명하다.

능력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다.

능력이 경쟁의 대상이 되면서

새로운 엘리트 기득권층은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능력을 자본화한다.

문제는 특권층이 계속 권력을 잡기 위해 권력을 세습화하는 과정에서 벌어진다. 정당한 가치관과 정당한 경쟁이 아닌, 불법적인 일을 마치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자녀에게 답습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다른 질문들과도 연결되어 있다. 책 속에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justice)란 무엇인가" 도 언급되지만, 사회의 많은 개념들이 진리는 아니다. 시대상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정의(definition)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과거부터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여전히 유효한 가치다.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참 많은 가치들이 받아들여지고, 포기되고, 훼손되기도 해야 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치가 실현되기 위해서 우리는 참 많은 변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사람의 변화나, 한 정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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