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강에서 만난다 1 - 나의 친구 두우쟁이에게
이상복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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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친구로부터 배웠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그런지 더 빠져들어서 읽게 되었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2005년 출간된 책에 제목이 바뀌어서 재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원제는 《모래무지와 두우쟁이》였다.

미국에 머무르며 우연히 만나게 된 신문 구독을 위해 집을 방문한 아이들과의 만남은 칠복에게 옛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렇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가슴속 깊이 감추었던 기억들은 칠복의 기억을 타고 살아난다. 책 속 배경의 시작은 1970년대 우리나라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그해 겨울은 참 힘들고 슬펐다. 여동생인 숙이와 순이가 한 달 간격으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어려운 집안 형편 덕분에 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두 여동생을 가슴에 묻고 부모님은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려고 한다. 칠복은 그런 부모님을 설득한다. 그렇게 그 끔찍했던 겨울은 두 여동생을 데려가고, 6식구에서 4식구가 된다. 여러 번의 이사 와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칠복은 점점 성장한다. 가난 때문에 굽신거리는 것이 너무 싫었던 칠복. 처음에는 친구를 사귀기를 주저하고 혼자 다니지만, 자연스레 친구들이 생긴다. 책의 원제이기도 하고, 두우쟁이라는 표현이 내심 궁금했다.

두우쟁이 : 잉엇과의 민물고기

벼농사 절기인 곡우 때 빗물과 함께

나타난다는 물고기 이름

친구 명훈은 칠복에게 두우쟁이처럼 반가운 사람이었다. 가난 때문에 차별받고, 어려움을 겪는 칠복에게 용기를 주고 성장하도록 도움을 준 친구 말이다. 명훈이라는 존재는 바로 칠복에게 두우쟁이였던 것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신문배달을 하며, 죽음을 가까이 두고 살아가는 칠복에게 세상과 삶은 지옥이었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버티며 사는 칠복의 삶은 명훈과의 만남으로 변화된다. 죽음을 생각하기보다는 삶을 생각하고, 공부에도 힘을 쏟는다.

삶에서 중요한 만남이 있다. 부모와의 만남, 친구와의 만남, 배우자와의 만남... 칠복이 명훈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칠복이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겠지만 말이다. 개인의 자전소설이자 성장소설이지만, 개인의 이야기 속에 과거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다. 거친 표현들이나 남아선호사상 등 지금은 좀 걸리는 표현들이 담겨있지만 그래서 더 사실적이다. 책을 읽다 보니 내게도 두우쟁이 같은 선생님이 한 분 생각났다.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시고 계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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