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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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큰 덩치에 머리 양쪽으로 볼트를 끼우고, 얼굴에는 꿰맨 자국이 있는 괴물의 모습이다. 괴물 혹은 인조인간의 대명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근데 내가 알고 있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에 적잖이 당황했다. 우선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마 나와 같은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것 같다. 어디서 온 이미지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의 제목인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한 과학자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괴물은 사실 이름조차 없다. 그저 괴물이라고 이야기될 뿐이다. 또 하나는 이 책의 저자인 메리 셸리가 당시 19세의 소녀였다는 것이다. 사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가 누구인 지 전혀 몰랐기도 했지만, 마냥 4~50대의 남성이 저자일 거라는 왠지 모를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책 표지에 이름을 보고도 남자 이름 치곤 예쁘장하네~하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서문과 해제를 읽고 프랑켄슈타인의 진짜 모습만큼이나 놀라웠다. 이런 반전 아닌 반전이 가득한 이 소설은 놀랍게도 1800년대 쓰인 책이다.

이 책은 R. 월턴이 누나인 새빌 부인에게 보낸 편지로부터 시작된다. 북극을 항해 중인 그는 우연히 썰매를 타고 가는 거대한 존재를 보고 흥분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얼음조각에 표류하던 사람을 발견한다. 며칠 후 몸을 어느 정도 회복한 그는 자신이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을 발견하기 전 봤던 거대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묻는다. 프랑켄슈타인의 아버지는 부유한 상인이었는데, 아버지는 자신의 가업을 물려받기를 원했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대학에 진학을 하게 된다. 여러 교수들의 도움과 타고난 천재성으로 그는 연구를 거듭하고 결국 생명체를 만들어내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만들어낸 존재가 끔찍한 괴물인 것을 알게 된 프랑켄슈타인은 그 괴물을 버려두고 떠나게 되고, 괴물은 혼자 떠돌다 독학으로 인간의 언어와 감정을 습득하게 된다. 그렇게 괴물을 자신의 창조자인 프랑켄슈타인을 찾아다니게 되는데...

사실 딱딱하고 재미없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쉽게 읽히고 재미가 있었다. 지금 읽어도 그리 반감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내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놀라웠다. 그렇다면 1800년대 당시에는 얼마나 놀라운 이야기였을까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과학에 대한 연구로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하고, 그 생명체는 스스로 뭔가를 익힌다. 창조자가 무엇 하나 해준 것이 없음에도 인간의 말과 감정을 배웠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자신을 방치한 창조자에 대한 큰 상처를 가진 괴물의 모습과 많은 연구를 통해 만든 피조물에게 고통을 당하는 프랑켄슈타인의 모습이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는 아니지만 자연을 훼손한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날아오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지기도 했다.

괴물을 창조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짧은 것은 저자가 당시 어리기도 했고, 과학에 대한 많은 지식이 없었기 때문일 것 같다.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었다면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더 클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당시 생각하지 못한 과학의 발전과 과학 윤리의 문제를 제시해 준 책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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