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제목의 변두리 로켓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한 권 한 권 만날 때마다 속 시원한 사이다급 내용과 쉴 새 없는 전개에 홀가분한 생각이 가득했는데, 마지막 권을 접하며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케이도 준의 소설을 좋아한다. 한자와 나오키를 접하며 정말 핵사이가가 뭔지 책을 통해 맛보게 되었는데, 변두리 로켓 역시 읽으면 읽을수록 속이 시원해지는 소설이었다.
중소기업 경영은 곧게 뻗은 외길이 아니다.
구불구불하고 수많은 골목이 입을 벌리는 험난한 길이다.
게다가 의지할 만한 내비게이션도 없거니와 이끌어줄 표지판도 없다.
쓰쿠다 제작소의 쓰쿠다 고헤이 사장은 역시나 이번에도 책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1편부터 그의 뚝심과 기술 그리고 일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3권의 기어 고스트의 이타미 다이와 시마즈 유(시마)를 도와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던 쓰쿠다 제작소. 하지만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말이 이 책에도 적용되는 것일까? 시마즈 유는 이타미 다이와 결별하고 회사를 나온다. 사실 나왔다기보다는 쫓겨났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시마가 쓰쿠다 제작소를 찾아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시마의 천재적인 기술력을 아는 쓰쿠다 제작소의 직원들은 시마에게 함께하자고 이야기하지만 상처를 크게 입은 시마는 쉴 시간을 찾는다.
쓰쿠다 제작소와 협력사인 대기업 데이코쿠 중공업의 자이젠 미치오가 기존 팀을 떠나 우주항공 기획 추진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자이젠은 쓰쿠다에게 새로운 사업을 제안한다. 바로 무인 콤바인 같은 무인 농업로봇을 만드는 사업이다. 쓰쿠다의 기술력을 익히 알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훗카이도 농업대학 비이클 로봇공학 - 농업용 차량(무인)의 로봇화 연구- 연구의 일인자인 노기 히로후미가 쓰쿠다의 친구라는 사실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이리라.
결국 쓰쿠다는 자이젠과 함께 노기를 설득하여 새로운 사업을 해나가기로 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방해꾼이 등장한다. 바로 자이젠이 맡은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마토바 ??이치 이사가 등장한 것이다. 부하직원의 공로는 채가고, 실수는 덮어씌우는 인간인 마토바는 프로젝트를 가로채자마자 쓰쿠다 제작소에서 제작하기로 한 주요 부품인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외주가 아닌 스스로가 개발하겠다며 어깃장을 놓고 쓰쿠다 제작소를 배제하려고 한다.
노기와 데이코쿠 중공업은 협력하여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인 랜드크로우를, 기어 고스트의 이타미 다이는 중소기업들과 협력하여 다윈 프로젝트를 개발한다.
3권에서 아버지가 쓰러져 농사를 이어받기로 한 도노무라 나오히로는 쓰쿠다제작소 경리 부장직을 퇴사한다. 이미 퇴사한 인물임에도, 4권에서 역시나 등장하는 도노무라는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이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싸움. 과연 랜드크로우의 다윈 프로젝트의 싸움에서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우리의 예상대로 갑질과 돈싸움이 팽배한 변두리 로켓 속에서 과연 우리의 쓰쿠다 제작소는 정도를 지킬 수 있을까?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쓰쿠다제작소의 쓰쿠다 고헤이 같은 인물들이 성공하는 세상은 쉽지 않다는 사실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위한 기술을 만들고자 노력한 쓰쿠다 제작소의 큰 싸움을 돌아보며 왠지 모를 환희와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각 권만의 에피소드가 있지만 차례대로 읽어나가는 걸 권한다. 등장인물들이 이어지기에, 앞의 사건을 통해 인물됨을 예측할 수 있기에 재미가 배가 된다. 우리의 사회에서도 쓰쿠다 제작소 같은 뚝심 있는 기업들이 성공하는 날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