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 텍스트로 콘텍스트를 사는 사람들에게
박양규 지음 / 샘솟는기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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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증가한 것 같다. 서점에 가면 인문학 관련 책을 전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인문학 하면 왠지 모를 테두리가 그려진다. 나 역시 인문학 책을 자주 읽지만 왠지 모를 거리가 있다고 해야 할까?

어렸을 때부터 일요일이면 교회에 가는 분위기에서 자라왔기에, 교회나 성경은 나에게 밥 먹는 일처럼 상당히 익숙하다. 매년 성경 1독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매일 일정 분량을 읽고는 있지만, 특정 책(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등)은 지루하고 어렵기도 하고 이해도 잘 안된다. 더군다나 성경과 인문학은 내 생각 속에서는 매치가 잘 안되기도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고,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도 한번 즈음 읽어본다는 성경임에도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성경과 인문학 나아가서 성경을 좀 더 체감하고 공감. 이해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그러기에 앞서 성경을 읽으며 범하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언급하며 성경을 향한 눈을 좀 바꿔보길 권한다. 보통 성경을 접할 때 가장 익숙하고 쉬운 방식이 스토리와 인물을 중심으로 읽는 방법이다. 성경을 처음 접하는 주일학교나 새신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보니 성경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긴 하지만, 포커스가 인물들이나 사건에만 머물러 있다 보니 이야기 안에만 갇혀있게 된다. 다른 방식이나 방향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또 하나는 기독교를 점유하고 있는 대상에 대한 문제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어렵고 소외된 인물들에게 천국 복음을 전파했던 예수 시대와는 달리 현대 기독교는 기득권들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지가 상당히 오래되었다. 문제는 그들이 소위 아는 만큼 실천하고 행동하지 않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덕분에 성경의 이야기와 실제 삶에는 괴리가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반기독교적 문화가 사회 속에 급속히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런 문제의식과 함께 저자는 성경 속 인문학적 요소와 본질을 발견하는 구체적인 예들을 통해 나아가 삶의 변화를 촉구한다. 그저 텍스트적인 이야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적용되고 사용되도록 말이다. 저자는 성경 속 이야기를 언급(벤치마킹하기) 하고, 우리의 삶에 적용(공감하기) 한 후 인문학과 교차점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12개의 소주제를 풀어낸다. 그 안에는 역사적인 이야기도, 문화적인 이야기도, 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은 그동안 내가 수많은 성경의 텍스트를 접하며 상당히 지엽적이고 편협하게 읽어왔다는 점이었다. 물론 성경은 종교 경전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주제를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지식적 수준에 머물러서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았다는 사실이었다. 덕분에 성경읽기와 삶에 대해 그리고 인문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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