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관심이나 생각이 긍정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세계사 중에서도 특히 일본사에 대해 상당히 무지했다. 굳이 내가 일본사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가 주된 생각이었다. 서가 명강 시리즈는 1권부터 시리즈로 읽고 있었고, 사실 읽으면서 관심이 없거나 문외한이었던 분야에 조금이나마 지식이 생기기에 꾸준히 읽었는데, 이번 시리즈는 일본사. 메이지유신에 관한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 덕분에 1도 몰랐던 일본사에 대한 지식과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본사 그리고 인물들의 이름이 참 어렵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이름 자체만 해도 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말한 대로 우리와 감정이 좋지 않은 일본임에도, 그들의 역사를 통해서도 배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또한 근대화의 계기가 된 메이지유신과 그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들을 통해 일본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메이지유신을 설계하기 위해 노력한 4명의 인물. 요시다 쇼인, 사카모토 료마,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역시 한 사람도 익숙한 인물이 없었다. 익숙해봐야 상당히 반감을 가진 부정적 인물들(가령 이토 히로부미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정도?) 정도밖에 없지만 말이다.
우선 이 인물들을 만나기에 앞서 메이지 유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키워드로 이미 정리되긴 했지만, 봉건국가에서 근대국가로의 기틀을 마련해 준 대변혁으로 막부가 무너지고 왕정이 복고되면서 정치와 경제. 사회, 군사 전분야에 걸쳐 서구화가 이루어진 때를 말한다. 서양의 시민혁명 등과 다른 점이라면 아래서부터의 개혁이 아닌 지배계급인 하급 사무라이들에 의해 개혁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기간은 우리나라 조선 말기에 해당하는 1853년부터 1868년 까지로, 우리 또한 병인. 신미양요를 겪게 된다.
이 책에서는 나이 순이 아니라, 사막 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그들의 사망 당시 나이를 봐도 그들이 천수를 누렸다고는 할 수 없다. 처형당한 경우도 있고, 암살당하기도 했으며, 전사를 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통해 메이지유신의 기틀이 잡혀갔기에 그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짧지만 강하게 한 것은 아닐까?
서양에 대한 생각들에 대한 부분만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 역시 흥선대원군을 비롯해서 근대화에 부정적인 인물들이 상당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리더들이 근대화에 서구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바뀔 여지가 있는 것처럼 서양문화나 그들의 땅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들인지라 메이지 유신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들이라고 일컬어진 것 같다. 학문에 관심이 상당했던 요시다 쇼인을 비롯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사카모토 료마, 마지막 사무라이로 일컬어지는 사이고 타카모리와 후대에 냉혈한 재상이라고 일컬어지지만, 근대화를 위해 많은 것을 이룩한 오쿠보 도시미치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우리의 개항만큼이나 변화의 근간이 되었던 메이지유신과 인물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1부에서 우리의 상황과 일본의 시대적 배경을 언급하고 넘어갔기에, 우리나라와 연관 지어서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기에 일본사와 메이지유신에 대해 하나도 모르던 나 같은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변화를 이룩한다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쉽지 않은 것 같다. 책의 등장인물들뿐 아니라 그들을 도와 변화를 이룩한 인물들의 크고 작은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곁다리 지식으로 얻은 일본의 성(姓)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