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수궁가의 기본 내용은 같다. 병든 용왕을 고치기 위해 뭍으로 올라온 신하 자라. 토끼를 찾아 짧은 다리와 턱을 이용해 산을 타기 시작한다. 아무리 찾아도 토끼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산을 오른 자라는 큰 소리로 토끼를 부른다.
근데 토 선생을 부른다는 게, 산을 오르느라 턱을 많이 써서 그런지 "호선생"을 부르고 말았다.
토와 호... 한자 차이긴 하지만... ㅎ
문제는... 평생 선생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었던 잠자던 호랑이는 자신을 부르는, 그리고 자신에게 선생이라고 불러주는 부름에 눈이 번쩍 뜨인다. 백수의 왕이라고 불리는 사자지만, 두려워 주변에 어느 누구도 가까이하지 않아서 그런가? 왠지 모르게 외로워 보이는 호선생.
듣자마자 호랑이는 자신을 부른 소리를 향해 냅다 뛰어나온다. 덕분에 산이 마구 울려댄다. 호랑이가 뛸 때마다 숲의 동물들은 두려움에 몸을 숨기기 바쁘다. 호랑이의 기분과는 다르게, 눈에 띄기만 하면 오늘 식사가 될 수 있기에 동물들은 굴속으로 숨어 호랑이 소리에만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호랑이는 자신을 부른 게 누군지, 아무리 찾아보지만 집채만 한 호랑이 앞에 자라나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쇠똥 같은, 두꺼비 같은 것만 보일 뿐...
과연 자신을 인정해 주고 "선생"이라고 불러준 자라와 호랑이의 만남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또 턱관절 때문에 토선생이 아닌 호선생을 찾게 된 자라는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