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
배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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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주변에는 참 많은 문화재들이 있다. 그리고 문화재마다 담고 있는 뜻이 다 다르다. 익숙하게 봐왔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세월의 이야기와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국보의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고 한 편으로는 안타까움도 남는 시간이었다.

2020년 6월 25일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보는 총 332호, 345건이다. 국보의 번호와 실제 수량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조선왕조실록의 여러 사고 본처럼 같은 성격의 것들의 경우 세부 번호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국보와 보물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국보와 보물에 대해 잘 모른다. 또한 번호가 앞설수록 중요한 가치가 있는 문화재라는 인식 또한 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국보 1호인 숭례문을 다른 문화재(예를 들면 훈민정음해례본이나 석굴암 같은)로 대체해야 한다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책을 통해 다른 나라에는 우리와 같은 문화재 번호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좀 놀라웠다. 모두가 소중하고 의미 있는 보물들이기에 번호를 붙이기 보다 문화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바탕으로 국보 하나하나의 숨겨진 이야기를 만나니 왠지 더 새롭고 뜻깊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것이, 한국전쟁과 일제강점기 때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우리의 문화재를 해외로 반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과 도굴을 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소위 달러를 벌기 위해 정부에서 해외로 반출되는 문화재를 모른척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또한 문화재 반출을 막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위해를 가하려 했다는 사실이 씁쓸함을 자아냈다. (다행히 문화재 팔아 외화벌이를 하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세계 어디에도 자기 민족의 문화재를 수출하는 나라는 없다"


또한 발견 당시 상당한 찬사를 받았던 금동 대향로가 발견된 곳이 땅이 아닌 우물이었다는 내용과 가야국의 본래 이름(당시 불렸던 이름)이 가야가 아니었다는 사실 등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운 이야기가 가득했다. 이름만 들어서는 확 떠오르지 않는 문화재들이 사진과 함께 담겨 있어서 그런지 이해도 쉽고,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지금이야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나,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를 찾아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당시 재벌가에서도 문화재를 사고팔고, 문화재 도굴까지 의뢰했다고 하니 할 말이 없었다. 당연히 문화재는 모두 국립 박물관에 있을 거라는 내 생각 또한 착각이었다는 사실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고 놔 할까?(개인 소유 박물관에 있는 문화재도 상당수 있다.)

각 문화재들은 문화재를 만든 사람과 시대의 정신이 담겨있다. 억울하게 오해를 받는 문화재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과 후대의 잘못된 관리와 도굴, 약탈로 많은 문화재가 훼손을 당했다는 사실 또한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덕분에 문화재와 한국사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까지 함께 어우르면서 만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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