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퐁고를 만난다면 어깨동무문고 7
짜잔 지음 / 넷마블문화재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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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고? 이름이 특이하다. 아마 이 책에 끌렸던 이유가 퐁고라는 물고기가 누굴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기도 할 것 같다. 혹시나 이런 이름의 물고기가 있나 싶어서 검색을 해봤더니, 물고기 사진이 나오진 않고 퐁고의 의미가 나와있었다.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 사전에서 만난 퐁고라는 의미가 지닌 뜻의 의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조금은 다르지만 다름과 차이에 대한, 차별받는 사람들을 물고기 퐁고를 통해 의인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란색 물고기 퐁고는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퐁고가 여행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졸업 때문이었다. 퐁고의 학교에서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누구나 혼자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야 한다. 좀 더 넓은 곳에서 많은 물고기들을 만나며 여러 가지 경험을 쌓으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처음 떠나는 여행 앞에서 퐁고는 설레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의 많은 물고기 선배들이 잘 해냈듯이, 퐁고 역시 용기를 가지고 여행을 시작한다.

이곳저곳을 다니던 퐁고. 많은 것이 낯설고 어색하다. 식사시간이 가까워오고, 퐁고 역시 배가 고프다. 물고기들이 많은 식당 앞에 선 퐁고는 식당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식당의 주인은 그런 퐁고를 제지한다. 이유는 이 마을 물고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식사를 하는 다른 물고기 손님들이 불편하기 때문에 자리가 있음에도 퐁고는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고픈 배를 부여잡고 퐁고는 다른 식당을 향해 헤엄을 친다.

 
 

물속에서 만난 물고기들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어느 누구 하나 퐁고의 인사에 대답해 주는 물고기는 없다. 퐁고의 마음은 고픈 배만큼이나 움추려든다. 그러던 중 무척 빠른 물고기떼를 만나게 되는 퐁고. 그들 역시 퐁고의 인사에 대답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풍선을 달고 유형하는 물고기들은 퐁고보고 느린 물고기라고 오히려 놀리며 퐁고의 마음만 상하게 만들 뿐이다. 퐁고에게 여행은 새로운 경험에 앞서 마음을 상하게 할 뿐이다. 아무도 퐁고에게 대답해 주지도, 인사해 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퐁고는 그때 자신이 살았던 마을을 떠올린다. 따뜻했던 이웃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 없는 퐁고기에 이웃의 모습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과연 우리의 퐁고는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예전보다 아이가 많이 컸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 역시 퐁고에게 감정이입이 된 듯하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아이의 얼굴에 슬픔이 퍼져간다. 왜 물고기들은 퐁고에게 인사를 해주지 않을까? 왜 물고기들은 퐁고의 마음을 슬프게 만든 걸까? 사실 퐁고라는 물고기에 빗대어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보다 더 가혹하기도 하다. 아직은 꼬마인 아이에게 세상은 더 가혹하다는 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는 없었다. 그저 언젠가 아이가 세상에 한 발을 내디뎠을 때, 퐁고 같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더라도 상처 주는 말을 하기보다는 따뜻한 말을 건네라는 이야기 밖에는...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는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 같다. 나조차도 색안경을 쓰고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나 또한 퐁고 주변의 물고기들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퐁고의 입장을 들여다보니 행동과 말 그리고 생각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 또한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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