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고 보니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무서울 것도 많고, 용기 없던 내가 나를 위해서는 소극적이어도, 아이를 위한(혹은
아이가 원하는) 일에는 적극적일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 속 상황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내가 엄마 레이철과 같은
입장이라면 어떨까?
하버드를 나온 똑똑한 여자
레이철. 변호사인 남편 마티와의 사이에 카일리라는 딸을 두고 있다. 행복할 것 같았던 레이철의 삶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그녀가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 그리고 처절한 투병 기간 중 믿었던 남편 마티는 바람이 나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우버 운전기사, 웨이트리스 등의 직업을
가지며 혼자 카일리를 양육했던 레이철. 암도 치료하고, 좋은 곳에 취직해 출근을 앞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바로 카일리를
납치했다는 전화였다. 그리고 병원에서 걸려온 재발을 알리는 듯한 전화까지... 다시 레이첼의 삶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당신도 정확히 내가 했던 그대로 해야 해요.
일단 규칙을 전부 받아 적고, 하나라도 어기면 안 돼요.
규칙을 어기거나 경찰을 부르면 당신도 벌을 받고 나도 벌을 받을
거예요.
당신 딸도 살해당하고 내 아들도 살해당할 거라고요.
근데 납치 전화가 뭔가 좀
이상하다. 2만 5천 달러를 한 계좌로 송금해야 하는 것과 함께 자신이 카일리를 납치한 것처럼 레이철도 또 다른 아이를 납치해야 한다. 물론
경찰에는 알려서는 안 된다. 만약 이 조건 중 하나라도 어기게 되면 카일리는 납치범에게 살해당하고, 납치범은 다른 아이를 찾아서 체인을 이어가야
한다는 이해되지 않는 말을 건네고 전화를 끊는다.
전 남편이자 카일리의
아빠인 마티에게 전화를 건 레이철. 불행인 지, 다행인 지 마티와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근데 체인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허튼수작을 부리지
말라고 경고까지 받는 레이철. 당장 수중에 돈이 없는 레이철은 은행으로 찾아가 반 협박으로 돈을 구하게 되고 납치범이 알려 준 계좌로 송금을
한다. 가장 큰 미션(?)은 조건에 맞는(2만 5천 달러를 송금할 수 있고, 언론이나 경찰에 연락하지 않을 만한 사람) 가정의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것.
그동안 범법행위라곤 해본
적 없는 레이철은 이 모든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카일리를 보게 될 날짜만 미뤄질 뿐이다. 결국 레이철은 아이를 납치하는
데 성공하지만, 생각지 못한 복병이 그를 버티고 있는데...
과연 레이철은 카일리를
만날 수 있을까? 또한 이 체인의 정체를 찾아낼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엄마라는 존재,
모성에 기대어 체인을 이어나가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내 아이를 찾기 위해, 너무나 끔찍한 체인에 들어서는 것. 어쩌면 그 모성을 건드렸기에
체인이 이어지기도, 체인의 정체가 탄로 나기도 한 것은 아닐까? 너무 끔찍한 상황이지만, 또 그래서 더 흡입력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