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다움의 사회학 - 남자를 지배하는 ‘남자라는 생각’
필 바커 지음, 장영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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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3번만 울어야 한다는 옛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남자는 감정을 드러내서도 안되고, 참을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겠지만 상당히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우리 안에도 이런 남성적, 여성적에 대한 고정관념이 깊숙하게 자리 잡은 것 같다. 얼마 전 봤던 두 가지의 이야기가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하나는 "하이 바이 마마"라는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 드라마의 서우라는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의 성별에 관한 것이다. 극 중 차유리(김태희 배우)의 딸로 등장하는 아이가 실제로는 남자아이였다는... 근데 아이의 엄마가 남긴 글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아이에 대한 주위의 걱정이 스트레스라고 말이다. 성 정체성 문제부터, 남자아이를 여자아이처럼 키우는 건 아니다 같은 류의 이야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글이었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남자아이인데 치마를 좋아해서, 치마를 하나 사줬다고 한다. 예쁘게 잘 어울려서 카톡 배경사진으로 올렸는데, 그 사진을 보자마자 여기저기서 전화도 오고 70세 친척 한 분은 혼을 내셨다고 한다. 왜 남자아이에게 치마를 입히느냐고 말이다.

과연 남자다움, 여자다움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것일까?

Y 염색체가 파란색, 자동차, 바지, 몸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고, X 염색체는 핑크색, 인형, 치마, 조용히 노는 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냐는 물음에 저자는 아직 그런 연구결과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우리가 늘 남자는 파랑, 여자는 핑크라고 불문율에 가깝게 이야기하는 그 사실 또한 참 아이러니 한 점이 있다.

1940년대 이전에는 핑크색은 활발한 색이라서 남자의 색, 파란색은 차분한 색이라서 여자의 색이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남자라면~ 혹은 여자라면~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태어났을 때부터 지닌 게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간 이미지일 것이다. 단지 색이나 옷뿐 아니라 자신의 성향에 따른 구분이 아닌 사회가 주어진 구분이 우리의 정체성을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씁쓸했다.

문제는 그 모든 모습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향한 위해와 부정적 시선, 소외 등에 있다. 그렇게 받은 스트레스가 반대적 급부의 부정적 표현(가령 성폭력, 여성 혐오, 가정폭력 등)들로 나타난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 표현들 또한 남성적인 모습으로 포장되기까지 이르게 된다.

이 책은 맨 박스에 갇혀 부정적 남성성을 마치 진정한 남자의 모습이라 착각하는 현대 우리 사회의 모습에 경종을 울린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결코 남성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도 말이다.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왜 그럴까?'

라는 생각에 이해가 안 되었다. 하지만 나 또한 내 아이에게 그런 성별적 모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내 모습이 훗날 아이에게 영향을 미쳐 그릇된 성별관을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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