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똥 (양장) 우리 아이 마음 성장 그림책 1
탁소 지음 / 꼬마싱긋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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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중 구름빵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최애 캐릭터인 고양이 홍비 덕분의 나도 시리즈를 여럿 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구름 똥이라는 제목의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빵 대신 똥이라니...!

아이들은 방귀나 똥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 자신의 몸에서 나는 소리나 형태 때문에 더욱 좋아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오색의 눈에 너무나 튀는(?) 색상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색상은 비슷하다.(거의 붉은 계열을 두르고 있다. 코끼리도 뱀도... 물론 개구리 제외)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본인의 최애 동물 호랑이가 나오지 않은 것에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용에 자연스레 동화되어서 그런지 재미있게 읽었다.

엄청 센 바람 때문에 구름이 땅으로 떨어진다. 혼자 떨어진 구름은 친구가 없다. 여기저기서 날아온 먼지와 흙이 몸에 묻어 하얀 구름이 점점 더러워진다. 급기야 지나가던 동물 친구들의 눈에 띈 구름.

"우웩! 똥이다. 피해 가자!"를 외치며 구름 주변에 아무도 오지 않는다.

'나는 구름인데...'라는 말조차 건네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두가 구름을 똥이라고 이야기하니 본인조차 헷갈린다.

(구름은 더러워져도 구름인데, 구름의 정체성. 자존감에 문제가 생긴다.)

과연 구름은 다시 구름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슬픔에 잠겨 눈물만 흘리는 구름 옆에 다른 친구가 등장한다.

구름을 보고 똥이라 우웩하고 다들 피하는데, 이 친구는 구름에게 말을 건넨다.

보기엔 똥 같은데, 정말 똥일까? 드디어 울고만 있는 구름이 입을 열어 자신은 똥이 아니라 구름이라고 밝힌다.

결국 그 친구는 구름을 다시 하늘로 보내주기 위해 자신의 다른 친구들까지 끌어모은다.

그렇게 도움을 받은 구름은 하늘로 돌아가게 되고, 후에 그 친구를 도울 일이 생기는데...

과연 그 친구는 누구이고, 어떤 도움을 받게 될까?

책 속의 여러 가지 생각주머니가 담겨있다.

더러워져도 구름인데, 주위의 시선과 이야기에 속아넘어가 자신을 똥이라 생각하게 되는 상황을 보며 많이 안타까웠다. 무언가 해보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냥 우는 것 밖에 없는 구름인지라 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또한 이렇지 않은가? 내 가치, 내 존재, 내 정체성을 알고 있지만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현혹되거나 마음을 빼앗겨 내 존재 가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 말이다.

아이와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도 물어봤던 질문이다.

" 얘는 구름일까, 똥일까?"

아이 역시 처음에 구름이었던 아이에게 모든 친구들이 똥이라고 하자, 본인도 똥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닌데... 아무리 더럽혀지고, 다른 곳에 있어도 구름인데... ㅠ

돈을 구긴다고 돈이 아닌 게 아니듯이, 구름 역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도 구름이라는 사실 말이다.

또 하나! 도움을 받으면, 꼭 베풀어야 한다는 사실도 눈에 들어왔다.

구름을 하늘로 올려보낸 친구(들)은 무엇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너무 슬프게 울고 있는, 똥처럼 더러운 구름을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것 밖에는 말이다. 근데, 그런 친구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때 구름이 나타난다.

자신에게 값 없이 도움을 준 친구들의 고마움을 구름 또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준다.

글 밥이 많은 책이 아니라 읽기 좋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참 깊다. 아이와 함께 반복해서 읽으며 여러 주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다양한 색채 속에서 관심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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