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시대 세계 여성사 - 농업의 시작, 생산의 신神 여성
장혜영 지음 / 어문학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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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서아시아와 그 주변 지역에서 위기에 처한 남성 인구를 정상적 궤도에로 복귀시키는 생육 혁명과 농업을 통해 무리를 먹여 살리는 주요 노동력으로서 각광받는 존재로 부상하는 시대가 다름 아닌 신석기시대이다.

신석기 시대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구석기 시대까지는 사냥과 채집 경제로 연명했지만, 신석기 시대 농업혁명으로 인해 인류는 정착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아마 역사를 배웠다면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곡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소위 땅을 이루고 정착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생산된 곡물을 저장하고 먹기 시 작으면서 사유재산이 생기고 계급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말이다.

근데 이 책의 제목에 신석기 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한 단어가 있다. 바로 "여성사"다.

그것도 "세계"여성사라니...

왠지 "사"가 붙으니 역사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딱딱하지 않다. 아마 저자가 역사 전공 이전에 소설가이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이 책에서는 신석기시대의 지역별(동. 서양) 여성의 역할과 그들에 의해 이루어진 문명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전 편에 구석기시대 세계 여성사에 관한 책도 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면 좋겠다.

구석기 때 다룬 여성들은 직립보행, 출산 신비, 동굴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한다. 구석기 시대의 여성의 유물을 가지고 신석기에 접어들어 새롭게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친 가장 큰 주제는 기후변화였다.

이 책의 신석기 여성에 맞춰진 큰 변화는 기후이다. 그 기후를 통해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나 관심도, 문화 등이 좀 더 구체적으로 변화를 맞게 된 것이다.

실제 신석기 여성에 대한 근거로 등장하는 유물들은 서양보다는 동양(중근동 지역)에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 구석기 유적이 많이 발견된 지역이 유럽인데 반해, 신석기 유적이 많이 발견된 지역은 동양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저자는 논지를 전개한다. 바로 지역 이동이 기후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남성에 비해 신체적으로 핸디캡을 가지고 있던 여성들은 사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식량을 공급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물론 여성이 연구를 통해 곡물의 생산을 주도했다기보다는, 삶을 이어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여성이 발견한 곡식은 자신들의 식량으로도 사용되었지만, 초식동물들에게 먹이로 제공되기도 했다. 그렇게 사냥이 아닌 초식동물들을 순화시켜 또 다른 먹이로 이용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은 생산의 능력도 겸하고 있었다. 출산을 통해 인력을 늘릴 수 있는 여성은 모계사회를 이루고 중심이 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홍수 등과 같은 자연재해가 그들의 생활을 위협한 것 또한 사실이다. 농업을 이어가도 여전히 사냥은 주요 식량원이었고, 사냥의 실패 등으로 인해 남성인구가 줄어가는 것도 생활을 위협했다. 그 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여성에게 달려있었다.

신석기라는 큰 세대 속에서 여성의 역할과 그 역할이 현대까지 이어져 오며 여성이라는 조금은 억압된 모형을 만들어낸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그럴 수밖에 없는 당시 환경을 만나며 또 다른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

신석기 시대에도 여성은 사회 속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각 지역별로 세부적인 모습은 달랐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상황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많은 문화적, 생활적 변화를 이룩했다.

신석기 시대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다 보니, 전작이었던 구석기 시대 여성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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