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 양복점 ㅣ 웅진 우리그림책 50
안재선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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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양복점에 대한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많은 것이 빨라지고, 편한 것을 찾아가는 현대에 수제로 만드는 양복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드라마 속 양복점 주인 할아버지는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품고 있는 분이었고, 손자가 대를 이어 양복점을 맡았던 걸로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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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양복점에 대한 기억이 있다. 비교적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결혼을 준비하며, 예복을 맞추기 위해 갔던 양복점.

나름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었고, 집과 정 반대인 끝에 있어서 오고 가는 길이 참 길었던 것 같다. 티브이에서 보던 치수를 재고, 수선을 하는 몇 번의 방문을 통해 한 벌의 양복이 나오는 것이 참 신기했다.

한편, 기계화된 요즘(물론 그곳도 치수를 재고, 몇몇 공정만 손으로 하지 100% 수제 양복은 아니었다.),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된 옷이라서 그런지 기성복 양복과는 뭔가 다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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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등장하는 삼거리 양복점 역시 그런 기억들이 오롯이 남아있는 추억의 책이었다.

모두가 낯설어했던 양복의 첫 등장.

한복만 입고 살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양복은 괴상하고 낯선 옷이었다.

1대 사장인 덕구 씨는 그런 곳에서 묵묵하게 양복점을 열고 장사를 시작한다.

하나 둘 덕구 씨의 양복점에서 양복을 맞추는 사람들이 생긴다. 멋도 있고, 편하기도 한 양복을 입은 사람들은 덕구 씨의 양복을 칭찬한다.

그리고 전쟁이 터진다. 덕구 씨 가족도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양복점으로 돌아와 전쟁 전과 같이 열심히 양복을 만든다. 수십 장의 천과 수백 번의 가위질과 수천 땀의 손바느질을 통해 양복 한 벌이 완성된다.

그렇게 양복점은 덕구 씨의 아들 삼돌 씨에게 그리고 그의 아들 두식 씨에게 전해진다.

양복점이 호황을 누렸을 때도 있었다. 너도나도 양복점을 차리지만, 삼거리 양복점의 덕구 씨 솜씨를 따라갈 만한 곳은 없었다.

 

하지만 점점 발전하는 세대 속에서 양복점 역시 어려움을 겪는다.

사람들은 더 이상 오래 걸리고, 비싼 수제 양복보다 간편하고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성 양복을 찾는다.

덕구 씨에게서 삼돌 씨에게로, 삼돌 씨에게서 두식 씨에게로 양복점의 역사만큼 많은 것이 낡았다.

하지만 덕구 씨 때부터 지켜온 기술은 세대를 거쳐도 변함이 없다.

삼거리 양복점의 양복을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내 몸에 잘 맞아 편안하고, 멋스럽고, 정성스러운 양복을 찾는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양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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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정신이라는 것. 사실 고집만 가지고 이어갈 수 없는 것임은 틀림없다.

편한 것만 따라가는 세대 속에서 3대를 이어가는 삼거리 양복점은 과거의 추억뿐 아니라 여전히 이어지는 가치 또한 이어가고 있다. 그림책이지만 과거 우리의 삶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교훈을 만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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