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땅 잡아도 돼? 푸른숲 새싹 도서관 21
알렉스 그리피스 지음,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다닐 때, 여름방학 숙제에 곤충채집이 있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기에, 곤충채집은 늘 곤혹스러운 숙제였다. 기껏해야 파리나 모기, 매미, 개미 정도가 내가 보는 전부인데 사마귀, 방아깨비, 메뚜기, 잠자리 등의 곤충을 어디 가야 만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했으니 말이다.

그나마 여름휴가를 맞거나 시골 할아버지 댁을 방문할 때도 채집 도구들은 짐이라서 들고 가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할아버지 댁에 그런 도구들이 있는 것도 아니니 늘 난감했다.

어쩌다 보이는 곤충들은 왜 이리 빠르기만 한 것인지....채집망이 있어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그렇게 개학을 하고 나면, 왜 이리 눈에 띄는 곤충이 많은 걸까?!

아직 아이가 어리기도 하고 움직이는 뭔가에 무서움을 느끼는지라, 곤충은 책으로 거의 만나긴 했다.

(파리도 무서워 하기에...ㅠㅠ)

작년 여름 어린이집에서 매미 허물을 신기해하며 가지고 온 적이 있었는데, 어른이 내가 봐도 허물임에도 진짜 매미 같은 기분에 당황스럽긴 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곤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한참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에게 또 다른 교훈과 공부가 될 것 같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곤충을 채집하는 것을 하나의 숙제나 관찰 공부 정도로 취부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곤충도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채집하고 놓아주는 정도의 숙제가 있다고 들었다.

(우리 땐 박제를 해서 내기도 했다ㅠ)

이 책의 주인공 조지 역시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난 곤충에 흠뻑 빠져서 보이는 대로 곤충을 잡기 시작한다.

아이의 입장에서 박물관에서 보던 곤충을 실제로 만나게 되니 얼마나 흥분되고 신기했을까?

하루 종일 곤충을 잡다 보니 본인이 가지고 온 유리병 가득 곤충을 잡았다.

신나서 집으로 돌아온 조지는 다음날도 들판을 향한다.

하지만... 들려야 할 곤충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설상가상 들판 가득 피어있는 식물들도 축 처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조지는 과연 이 모든 것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책 가득 느껴지는 교훈이 어른인 내게도 느껴진다.

내 재미와 내 유익을 위해 한 일이 누군가에게 큰 고통이나 아픔이 된다면 어떨까?

특히 우리의 자연 속 많은 곤충들이나 동물들이 우리의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을 겪는다면?

글 밥이 많지 않고, 그림이 한가득인 책인지라 어린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큰 아이라면 책을 읽고 주변에 아파하는 동물이나 식물, 곤충들을 찾아보고 어떻게 하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나 또한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이 피해가 되는 건 아닐지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