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생각한다
존 코널 지음, 노승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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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세계에는 인종주의가 없으며 품종과 색깔이 달라도 서로 잘 지낸다.

요 근래 동물의 보편적 생명권에 대한 책을 여러 권 만났다.

그래서 그런지 푸른 초원 위에 홀로 있는 소와 함께 『소를 생각한다』는 제목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된 포커스는 생명권보다는 소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소와 함께하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누구나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 밖에서 피상적으로 들여다보면 쉽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푸른 초원이 있는 목장에서 소를 키우는 일을 생각해봤는가?

아마 누군가는 여유 있는 농장의 하루나 그림 같은 장면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림의 표지가 그런 생각을 더욱 조장한 것 같긴 하다만...^^)

그렇다면 첫 페이지부터 아마 깜짝 놀랄 경험을 할 것이다.

소의 분만을 돕는 엄청난 일을 혼자 해내는 주인공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여물을 주는 데 2시간씩 걸리고, 우사 청소를 하며 소똥을 치우고 새 깔짚을 깔아주고...

하루 종일 바쁘게 몸을 움직여야 하는 농장의 하루가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물론 소의 생과 사에 대한 이야기 또한 등장한다.

송아지의 탄생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첫 장면에서 만난 붉은 암소는 너무나 큰 엉덩이를 가진 송아지 덕분에 엄청난 산고를 겪었고, 태어나자마자 기침을 하는 송아지 덕분에(폐로 양수가 들어가는 경우 죽음에 이른다.) 저자는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또 초유를 먹이는 것 또한 엄청난 요령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송아지가 성장하면서 질병이나 폐렴 등으로 인해 죽는 경우도 생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아버지와 함께 했기에 그런 일들로 인해 아버지와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서로 불협화음을 내뿜기도 한다.

이 책 안에는 제목 그대로 소를 생각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단지 목축일인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고대 동굴벽화에 등장한 소 이야기라든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는 소에 대한 이야기들과 같이 소를 보며 떠올랐던 이야기들도 들어있다.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저자는 농장에서 일어나고 생각한 일들을 기록하며, 그 시간 동안의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저자의 글 중 뜨끔한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소와 인간의 이야기. 그리고 소를 넘어 자연과의 교감. 삶과 죽음 그리고 성장에 이르기까지 때론 역동적이고, 때론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어둡지 않은 이야기가 들어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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