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만 기다리면 되니 걱정할 필요 없다." 그가
말했다.
"한 시간 후면 다들 자유의 몸이 될 거다." "죽은 목숨이 될 수도
있겠지만."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제목만 읽어도 떠오르는
그가 맞다. 나치 총통 아돌프 히틀러.
유대인을 600만 명이나
죽인 그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토록 두려워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보니, 읽는 내내 주인공의 상태에 따라 나 역시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인 로자 자우어는
히틀러의 음식 감별사 10인 중 한 명이다.
히틀러가 음식을 먹기
전에, 음식에 독이 있는지를 시식해보는 사람이라고 보면 되겠다.
물론 음식 감별사가 낯선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도 왕의 음식을 먼저 먹어보는 기미 상궁이 있었으니 말이다.
배가 고프고, 허기 지지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그녀들을 두려움에 떤다.
살기 위해 먹는
음식이지만, 그 음식이 오히려 죽음으로 이끌기도 하는 아이너리한 상황 속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베를린 출신인 로자는
상사인 그레고어와 결혼한 지 1년 만에 남편 그레고어가 전쟁터로 떠나게 된다.
공습으로 반공 호로 피한
로자 가족 중 폭격으로 로자의 어머니가 사망하고, 혼자 남겨진 로자는 결국 그레고어의 고향인 그로스 파르치에에서
시부모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러던 차에 로자는 히틀러
음식 감별사로 차출된다.
하루하루 죽음과 접하며
살아가던 로자.
그런 그녀에게 전해진
남편의 부상 그리고 실종 소식.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와서는
안되지만 다가온 비밀의 사랑.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9/12/24/16/seed2001_6992341151.jpg)
10명의 음식 감별사
중에는 히틀러를 좋아하는 광신도들도 있었다.
물론 음식을 만드는 크뤼멜
조차도 말이다.
나치에 가담하고, 나치를
좋게 생각하고, 나치를 따르는 그들 모두가 악의 무리가 맞을까?
히틀러와 나치를 좋아했던
그들에게는 늘 나쁜 면만, 악한 면만 있는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고개가
갸웃해졌다. 악의 이중성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던 것도 책 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이 칼로 무 자르듯 선과 악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이중적인 면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인간은 모두 이런
이중적인 면은 가지고 있을 테니... (어느 누구도 완전한 선, 완전한 악은 없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