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관계 같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어린 시절 세상의 전부인 것 같은 아버지가 사춘기를 지나가며 이야기 나누고 싶지 않은 상대가 되고,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남처럼 어색한 사이가
된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인 금난새와 그의 아버지 금수현.
사실 가곡의 제목은
몰랐는데, 가사를 들어보니 음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근데, 그 곡의
작곡가가 지휘자 금난새의 아버지였다니!
그리고 그 곡의
작사가는 금난새의 외할머니였다니!
이 책은 아버지인
음악가 부자답게, 교향곡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그것도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그래서 4개의 주제를
악장으로 표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아버지 금수현의 글이
3개 악장, 그리고 아들인 금난새의 글이 1개의 악장을 구성하고 있다.
전에 신문에 연재했던
아버지의 글을 아버지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서 아버지를 그리며 책으로 엮었다.
작곡가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활동했던 저자인지라 그의 글은 위트와 교훈이 동시에 들어있다고 할까?
절대 길지 않은
글이지만 생전 그가 얼마나 유머러스한 사람이었을까 생각이 되었다.
물론 이미 작고한지
상당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3.1운동이 일어난 때(1919년) 태어난 저자인지라
현대의 이야기와는 좀
다른 느낌의 글들이 여럿 있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으니 만족스럽다.
아들인 금난새의 글에는
자신이 실제 활동했던 이야기와 사진들이 들어있었다.
아버지보다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고, 현대를 살고 있는 그의 글인지라 아버지보다 좀 더 현대적이지만
유머는 아버지가 한 수
위라고 해야 할까?
또한 평생 음악만 했던
사람이어서 그런지, 아버지 보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아버지와 아들 두 저자
모두 음악을 매개로 삼은 부자 사이인지라, 글 안에 들어있는 리듬적 분위기가
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아버지의 대한 그리움을 바탕으로 책을 만들었는지라, 그런 아들의 손에서 탄생한 책을
바라보며 아버지도
감동하지 않았을까?
어렵지 않은 수필
형식의 글들이기에 읽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