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 알아가는
것을 참 좋아한다. 물론 이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휴가 때마다 휴양지를
찾기보다, 유적지를 자주 찾은 탓에 그 습관이 지금까지 미친 것 같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유교국가이기도 하고, 적장자 우선의 원칙이 있는 나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역사를 볼 때, 적장자(왕비가 낳은 큰아들)가 왕위를 이어 나간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특히 아버지가 적장자로
왕세자를 거쳐 왕위에 오르고, 어머니가 세자빈을 거쳐 왕비가 된 사이에서 나온 왕이 숙종이 유일하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이 책은 바로 그런
궁금증과 연계되어서 왕위에 오르지 못한 채 명을 다한 왕세자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왕에 대해서는
문헌도 많고 관심도 많지만, 왕세자에 집중해서 쓴 책은 개인적으로 처음이었다. 왕릉조차 다 못 가봤는데, 왕세자(혹은 폐세자)의 묘에까지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으니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14명이다.(왕세자 12명, 왕세손 2명) 그중 폐세자인 경우가 5명(그중 1명은 폐세자 후에 복위됨), 요절한 왕세자는
7명이다.
책을 읽으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사실 폐세자들은 다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죽었고(양녕대군만 수명을 다하고 죽었다.), 그중 아버지(연산군, 광해군)의 잘못
때문에 죽음을 당한 왕세자 둘도 포함된다.
왕세자들은 자신의
의도보다는 명이 짧아서 왕위를 잇지 못한 경우(요절)인지라 묘도 나름 잘 갖추고 또 자신의 피붙이가 왕이 된 경우는 그 어떤 묘보다도 좋은 곳에
잘 갖추어져서 만들어졌지만, 폐세자의 경우 겨우 묘를 쓰거나 그 조차도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 누구도 자신이 원해서 세자가 되고, 폐세자가 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왕의 가정에 태어났기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왕세자가
되기도, 폐세자가 되기도 했다.
아무리 왕궁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지금보다 열악한 의료환경과 평균수명 역시 짧은 터라 상당수가 적장자임에도 왕위를 계승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만나 온 왕들이
아닌 왕세자라는 인물들에 대해 좀 더 집중해서 만날 수 있어서 흥미 있었다.
또한 시간이 되면
왕세자의 묘를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 또한 해봤다.
개인적으로 광해군의
유일한 아들이었던 폐세자 이지와 인조의 아들이었던 소현세자 이왕의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태어났을 때는 누구보다 귀하게 여겨졌던
그들이지만, 그들의 말로는 참 비참했다.
왕세자의 삶도 이런 걸
보면, 우리의 인생도 내 선택과 의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
왕이 될 수 없었던
그들의 삶을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