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린 시절 그림책으로
봤지만,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기억나는 게 없었던 책이다.
제목은 너무나
익숙하고, 토끼에 의해 이상한 나라로 여행을 떠났던 정도라고 할까?
얼마 전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어린 시절의 동화와 다른 상당수의 내용을 경험했었다.
아무래도 재미있는 부분
혹은 짧은 테마만 그렸기에 소인국 이야기만 접했지만, 걸리버는 소인국뿐 아니라
거인국, 말들의 나라
등 접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가득했다.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 순간 저절로 손이 간 것이...
물론 걸리버 이야기보다
더 기억 안 나는 옛 추억의 책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사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정말
이상했다.
아니, 이해하기
힘들었다. 상상력이 있어야 읽을 수 있는 책일까?
읽다가 맥락을 놓치는
경우도 상당했고, 살짝만 정신줄을 놓으면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도 아리송하기만 했다.
이상한 것은
나라였지만, 앨리스도 이상한 아이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겁 많은 나로서는 절대
시도하지 않을법한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벌이니 말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다 보면, 앨리스의 몸이 수시로 변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길어지기도... 아마 그것만 상상해도 정신없을 것 같다.
엄청 커진 앨리스가
흘린 눈물들의 양이 강을 이룰 정도라니?!
작아진 앨리스가 그
눈물을 강처럼 건너는 장면을 보고 정말 놀라웠다.
작가의 상상력은 생각
이상이었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한두 번도 아니고 책 가득히 펼쳐낼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 만난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는 보는 눈에 따라 이상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힘으로, 서열로, 뭔가
경쟁을 하고 그에 따라 줄 세우기를 좋아하는 어른들의 나라와 다르니 말이다.
물론 수고한 모두에게
상을 주는(참가상? 어린 시절 그림 그리기에 참가만 해도 장려상을 주었다. 나는 늘 장려상을 받았지... ㅠ), 특이한 시상 속에서 모두가 상을
받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순위를 매겨야 하는 거 아닌가를 생각하는 걸 보면 나도 정말 때가 많이 묻긴 한 것 같다.
생각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신기했다.
아마 그런 신기함을
느껴보라고 좀 더 신경 써서 번역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앨리스는
여전한 것 같지만, 내가 많이 변했나 보다.
가끔은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을 다시 만나는 경험도 좋은 것 같다.
여전히 변함없는
동화지만 내가 바뀐 걸 알게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