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정과 생각,
행위들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더럽고 추하기도 하다.
그 모든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 예술작품들이 아닐까?
감추고 싶고, 알리고
싶지 않고, 아닌 척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가 고스란히 담겨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는 인간의
8가지 행동 혹은 감정(과 그에 의해 파생된 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차별, 혐오, 불평등,
위선, 탐욕....
이 책의 최대 장점은
그런 행동들에 의해 신화, 미술작품, 소설 등의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감정 안에 깃들인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냥 글로만 서술했다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예술작품과 어우러져서 시각적으로 보이니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할까?
큰 주제 안에 작은
주제들이 담겨있어서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들이나 예술작품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가 한대 어우러지니 한 편의 연극 혹은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 또한 들었다.
어떻게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이렇게 대놓고 꼬집을 수 있는지 읽으면서 내 치부를 들킨 것 마냥 민망한 감정도 들었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적이 있었지만 대놓고
외치지 못했던 답답함이 책을 통해서라도 해소되었음에 속 시원한 감정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 중 작금의 현실이 눈에 너무 들여다보였기도 했고,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을 깨닫게 되어서 그런지 메두사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메두사와 눈이 마주치면
돌로 변한다는 신화 속 이야기 외에는 왜 메두사에게 그런 저주가 내려졌는지 이유를 몰랐다. 물론 신화 속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저자는 두 가지 중 메두사 성폭행 설레 초점을 맞춰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간다. 그 옛날 신화 속 이야기가 현재에도 변함없이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피해자인 메두사에게
오히려 처벌(뱀 머리와 흉악한 얼굴, 보면 돌로 변하는 것)이 내려졌고, 가해자인 포세이돈은
오히려 처벌과는 전혀
상관없이 신으로 너무나 잘 지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사실 이 이야기의
주인공만 바뀔 뿐 현재도 이런 상황이 여전히 펼쳐지고 있지 않은가?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화살을 겨누면서 처신을 잘못했고, 그런 장소에 있었고, 원래가 그런 사람이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죄목을 씌워 되며 교묘히 상황을
피해 가려고 하는(혹은 죗값을 덜고자 하는) 모습들 말이다.
이 책에는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너무나 실제적이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이야기들이 각 작품들을 통해 드러난다.
교양은 기본적으로
쌓이고,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