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 인생을 위한 고전, 개정판 명역고전 시리즈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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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면 드는 두 가지 생각이 있다. 삶의 지혜 그리고 어려움.

아마 동양사를 두고 봤을 때 공자의 논어는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다.

조선의 통치이념이라 할 수 있는 유교와 성리학의 기틀이 바로 논어를 통해 마련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논어와 같은 고전을 읽는 데는 큰 제약이 있다.

한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원어로는 접근이 어려울뿐더러, 내용이 상당히 방대하기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나마 학창시절 한문 시간에 허투로 보내진 않아서 였는지, 논어의 여러 문장들이 드문드문 기억이 난다.

아마 한 번 정도는 들어본 익숙한 문장들 말이다.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않은가?)

 

역시나 이 문장은 논어의 첫 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요즘 고전을 읽다 보면 "해제"라는 이름의 첫 머리를 만날 수 있는데, 전체적인 맥락이나 저자에 대한 이야기 등이 들어있어서 한결 재미있고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역시 김원중 교수의 논어 역시 논어를 읽기에 앞서 여러 가지 곁들이면 좋을 사전 지식들이 담겨있기에 꼭 전채요리(애피타이저)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한결 부드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문장은 간단하게 해석하지만, 각주를 통해 왜 이렇게 해석했는지, 다른 견해는 어떤지 등과 함께 이와 관련된 지식들을 설명하고 있어서 꼭 박물관 안내사와 박물관을 견학했을 때 좀 더 풍성한 관람을 할 수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마치 옆에서 해설을 해주는 듯한 기분 덕분에 딱딱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논어 하면 드는 느낌이 있었다. 아마 그 느낌은 논어가 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조선의 유교와 성리학이 주는 느낌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지만...

딱딱하고 강압적이고 피곤하고 꼼꼼한 느낌말이다.

(아마 제사의 순서나 허례허식, 절차를 중시하는 것. 이런 것들을 역사 책이 서 자주 접해서 그런 건 아닐까?)

하지만 논어 속 공자의 모습은 생각과 전혀 달랐다.

논어 자체가 공자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 후세에 공자의 제자들에 의해 일화나 대화 등을 모아서 만든 책이다 보니 전체적인 이야기가 대화 식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늘 드라마에서 보는 공자왈-공자께서 말씀하셨다로 번역됨-이 등장하는 것이다.

물론 그의 이야기에도 허점이 있고, 실수가 있다.

(공자도 사람이지 신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그 모습 그대로 실었다.

저자는 그런 제자들의 글에 대해 공자의 진면목을 여실히 드러내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고 평한다.

덕분에 좀 더 소탈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할까?

내 짧은 글에 논어의 이야기를 펼치기는 참 어렵다.

그럼에도 고전에 대한, 공자에 대한 그리고 논어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을 바로잡아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논어가 어렵고 재미없고 따분하다고 생각한다면 꼭 일독을 권한다.

아마 책을 읽으면서 어떤 소설책 보다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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