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우리의
역사를 참 좋아했다. 아마도 역사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쉬는 날이나 휴가가
되면 아버지는 동생과 나를 이끌고 우리나라 이곳저곳 유적지를 다녔다.
가장 멀리 갔던 것이
배를 타고 들어갔던 한산도였다.
아마 그래서인지,
연애할 때도 고궁 데이트를 즐겼던 것 같다.
그렇게 많은 곳을 자주
다녔음에도, 역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유적지만 봤던 것 같다.
그와 얽힌
이야기라던가, 관련 인물의 삶이나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교훈 등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참 여러 가지였다.
나 또한 가본 적이
있는 곳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동안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할까?
단지 장소에 대한
개념을 넘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라고 할까?
유적지 혹은 어떤
도시를 가게 되면 그와 관련된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그 인물과 관련된 일화와 함께 비슷한 일화를 가진 다른 인물(국내외를 막론하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장소에
관한 또 다른 인물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 드러난
이야기를 쓰다가 아닌 "채집하다"라는 단어로 말하고 있다.
아마 관련된 지역을
둘러보며 이곳저곳에 깃들어있고 얽혀있는 이야기를 잘 어울리게 엮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보다 재미있고,
상당히 교훈이 많다.
좁은 시야의 이야기가
아니라, 넓고 방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덕분에 저자가 이야기한
그 지역을 책을 들고 한번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진다.
전 작은 강원도
이야기였다고 하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전 작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경기도에서 벌어지는
20가지 내용 속에서 재미도 교훈도 생각해볼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우연히라고, 잘
엮었다고 하기엔 아귀가 잘 맞는 내용들도 상당하다.
정말 그런 뜻일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세대를 넘어서
세종대왕도 만나고 정약용도 만난다. 동시대가 아님에도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책을 통해 다 만날 수 있다.
당장 어느 곳으로의
여행이 힘든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적어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우리 산하의 모습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