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상황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특정한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어느 쪽도 고운 눈으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대전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계신다.
대전에 들를 때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다면 묻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왜 힘든 상황을 스스로
선택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사셨냐고...
아마 살아계셔서 지금의
현실을 보신다면 할아버지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실까?
적어도 우리 할아버지는
내 나라의 독립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하셨을 것이다.
반면,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 채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린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내 안에 드는 의문이었다.
가장 많은 인원을
참전시킨 미국과 영국.
적어도 그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양에서 온 사람들인데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느낀 것은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실제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저자 역시 나와 같은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왜 그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나라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목숨을, 시간을, 물질을 내놓았던 것일까?
글을 읽으면서 더
읽어나가지 못하는 페이지가 갈수록 많아졌다.
눈물 한 방울이 아니라
주르륵 흐를 정도로 가슴이 메이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그들의 그 고귀한 희생
덕분에 적어도 지금 내가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명확해졌다.
이 책의 주인공인
마이클 역시 그런 삶의 주인공이었다.
그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그저 한 줄에 지나지 않는(전사일 기록)기록을 토대로 영국군이자 전자사인 마이클의 삶을 그려낸다.
한국전쟁 중 영국 시신
수습팀으로 26개월간 참전한 제임스 그룬디 할아버지의 한마디가 가슴에 박혀 잊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