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의 후손
박숙자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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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들어본 외국인의 이름 중에 하멜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기억나는 한 줄은 하멜표류기라는 책을 썼다는 정도...?

물론, 방대한 우리의 역사를 기록한 교과서에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그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 이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나 궁금하긴 했다.

이역만리 어떤 정보도 없이 선박의 난파로 표류하게 된 하멜은 과연 우리나라에서 어떤 읽을 겪었고,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말이다.

소설이지만 "하멜"의 이름이 들어있는 하멜의 후손이라는 책은 그래서 반가웠던 것 같다.

하멜표류기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에서 어느 정도 다루고 있었기에 이름만 아는 정도여도 책을 읽는데 무리는 없다. 또한 하멜표류기에 한국에서의 이야기(당시 환경, 문화 등)가 생각보다 빈약하게 다루어졌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하멜이 표류기를 쓴 이유가 그동안 밀린 급여를 받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실존 인물을 토대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라서 그런지 참 흥미진진하다.

하멜이 실제 결혼 여부는 알 수 없는데, 한참 혈기왕성한 20대부터 30대까지 14년간 조선에 머물렀다고 하니, 가계를 이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이야기를 보태서 쓰인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내 해심과 아들 용이 그리고 하멜의 후손이자 주인공 남진수의 증조부인 남민석의 이야기까지...

하멜은 조선에 의해 7년간 살던 곳(전라도 병영성)을 떠나 여수로 이동을 명 받는다.

혼자의 몸이라면 어려울 것 없지만, 가정을 이루고 자녀까지 있는 상황에서 여수로의 이동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아내인 해심의 직업은 무당. 마음대로 이사할 수 없는 형편이다.

아들인 용이를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경험하고서야, 네덜란드에 있는 어머니가 십수 년간 자신의 생사조차 모른 체 살고 있는 사실이 피부로 와닿는다.

자신을 닮아 혼혈인 아들은 과연 어떤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용이의 삶을 걱정하는 하멜의 모습에서 나 또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눈물이 흘렀다.

그럼에도 하멜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네덜란드로 가기 위해서는 일본의 나가사키로 가야 하고, 그를 위해 그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

과연 하멜이 떠난 후 남겨진 가족들은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가끔은 역사적 사실 하나를 두고 상상하는 작업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짧은 한 줄이지만 그 안에 감춰진 이야기를 이어간다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아마 그런 면에서 하멜의 후손은 그 재미를 가득히 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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