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신기하다.
29초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9초라는 시간은 절대
길다고 느낄 수 없는 시간이니 말이다.
29초가 긴 시간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어떤 시간보다도 길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소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세라는 대학의
시간강사이자, 남편 닉과는 별거(남편의 외도?) 상태로 남매를 키우며 살아가는 워킹맘이다.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고, 또한 전임강사로의 승진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교수 앨런 러브록은 그런 세라에게 끊임없이 잠자리를 요구한다.
아니, 그는 그동안
많은 여자들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성추행. 성폭행해 왔다.
학교를 넘어서
전공분야에서는 탑인 인간이기에 그의 추악한 짓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싶지만, 워낙 막강한 힘을 가진 인간인지라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그런 러브록의 자선
파티에 초대받은 세라는 승진의 꿈에 부풀어있지만, 결국 마지막 승진 인터뷰에서 러브록에 의해 꿈은 날아가 버린다. 분노에 찬 세라는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한 여자아이가 납치될 상황을 목격하고 그를 제지하게 된다.
그 후 그녀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녀가 구해준 여자아이의 아버지 볼코프의 전화였다.
그는 그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세상에서 없애버리고 싶은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기를...
세라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단 하나의 이름이 생각난다. 2년간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고, 성희롱을 일삼는 그 남자.
과연 세라는 불코프의
제안에 응할 것인가?
이 책의 제목 29초는
바로 세라와 불코프가 한 전화 통화 시간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노력한 세라. 하지만 단 한 사람에 의해 그 꿈은 좌절되고 만다.
그녀에게 과연 그런
시간이 다시 주어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까?
아니 그런 시간이 과연
올 것인가?
같은 워킹맘의
입장인지라... 책을 읽으면서 많은 울분과 분노를 느꼈다.
모든 것은 세라의
선택이지만 말이다.
한참 이슈화되고 있는
성추행. 성폭행. 미투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단지 책 속에만 있는 이야기 같지 않았다.
분명 세라 같은 상황이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기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