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사실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하지만 제목
그대로(물론 표지 삽화에도 등장하지만) 비행기 추락 사고로 하늘에서 떨어졌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17살 소녀 율리아네 쾨프케의 이야기가 담긴
실화이다.
물론 이 책은 그녀가
한참 나이가 들어서 그 당시 이야기를 회고하면서 쓴 글이다.
당시 경황이 없어서
잘못 알려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엄마의 이야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그들 가족의 이야기들이 책 가득 펼쳐진다.
사실 크나큰 사고를
당하게 되면, 트라우마가 생기는 경우가 상당하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비행기 사고였기에 비행기 타는 게 불가능할 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그녀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 (물론 비행기가 흔들리는 상황들은
그녀에게 상상 이상이 고통을 여전히 가져다주기도 한다.) 또한 부모님의 대를 이어 페루와 독일을 오가며 팡구아나 지역을 보전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어쩌면 그 일을
하려면 비행기는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참아내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녀의 생존은 기적이긴
하지만, 단지 100% 기적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부모님과 함께 상당히 어린 시절부터 야생에서의 생활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였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그녀는 사고 이전에 꽤 오랜 시간 밀림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그렇기에 사고가
벌어졌을 때(물론 나무가 울창한 밀림에 떨어졌기에 상대적으로 덜 다치긴 했지만), 구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버텨낼 수 있었다.
그녀는 그런 기억들을
차근차근 글로 풀어낸다. 아마 피부로 경험한 밀림에서의 경험들이 그녀에게 큰 도움이 준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그녀가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자신을 다시 인간 세상으로 되돌려준 그 자연에게 부족하지만 그 값을 갚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구나 원하지
않는(혹은 피하고 싶은) 결과 앞에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후회를 하게 된다. 아마 그녀 또한 댄스파티를 고집하지 않고, 엄마의 말대로 하루
일찍 비행기를 탔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주어졌을까에 대해 많은 자책을 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주어졌고, 그녀가 후회해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지금의 이 시간들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밖에는...
꽤 어린 시절, 그것도
어머니의 마지막 말을 들은 그 기억은 그녀에게 여전히 강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여전히 비행을 할 때마다 떠오르기에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의 몫까지 말이다. 어쩌면 행운아라고도 할 수 있는 끔찍한 비행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그녀의 삶을 통해 나
또한 이렇게 극적이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받고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좀 더 의미 있게 살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