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4
김진나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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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이후 페미니즘 관련 소설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디서부터 페미니즘이라고 이야기해야 할까 사실 늘 고민스럽기도 하다.

대놓고 제목에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전부가 페미니즘인가 싶기도 하다.

사실 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판단하기 참 어려웠는데, 나 역시 생각하고 고민하는 부분을 만날 수 있어서

페미니즘 영역에 대한 환기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

이 책에는 다섯 작가의 단편소설 5편이 들어있다.

각자의 색이 다양하고, 이야기하는 분야나 내용도 제각각이다.

사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조금 고개가 갸웃하게 되는 작품도 있었고, 나 역시 편견을 가지고 이 책에서 비판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는 사실에 내 생각의 전환을 꾀하는 작품 또한 있었다.

물론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라면, 불편함이다.

여성이라는 단어를 빼고 인간 혹은 사람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었을 때 의미나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혹은 인간)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남성이라는 또 다른 성이 들어가고, 그로 인해 그런 곡해가 일어나는 것일 테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가장 큰 충격과 생각의 전환을 일으킨 소설은 이 꽃님 작가의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라는 작품이었다.

실수로 고등학생이 여자친구와의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을 단톡방에 공개하게 되고, 그로 인해 남학생은 영웅 대접을, 여학생은 처신을 잘못한 여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그에 맞물려 막 대학생이 된 주인공(솔지)의 언니인 영지는 남자친구와의 동영상이 유포되는 사건을 겪게 되고 그 일로 부모님과 이야기가 오고 가는데...

예전보다 많이 개방되긴 했지만, 여전히 성은 우리 사회 안에서 은밀하고, 비밀이고 감추어야 할 이야기다.

문제는 당사자인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소위 여성과의 관계를 한 남성은 영웅이 되고, 남성과 관계를 한 여성은 "걸레"라는 단어를 주홍 글씨처럼 달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나 역시 이런 생각들에서 주인공과 같이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언니 영지의 독백이 참 씁쓸했다.

페미니즘은 어쩌면 여성에게 먼저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남성들이 아닌 여성들이 오히려 같은 여성들에 대해 선입견, 편견, 잘못된 잣대를 가지고 죄책감을 가지도록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지만, 페미니즘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든 세대가 한번 읽고 생각해볼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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