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누가 돌봐주죠? - 임신.출산.육아의 전지적 엄마 시점
홍현진 외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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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다는 것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는 결혼. 임신. 출산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다들 결혼을 안 한다고 하는 요즘 같은 때에 나는 결혼은 필수! 임신과 출산도 당근 필수!!라고 외치는 여자였으니 말이다.

물론 당시만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당당하게 외칠 수 있었지만...^^;;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까지 경험해본 지금... 엄마는 그저 대단하고 위대하고 그 어떤 일보다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입이 닳도록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워킹맘으로 살고 있어서 더더욱 그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우아한 입덧, 예쁜 태교, 소리 몇 번 지르면 아기 울음소리가 나오는 출산은 없다.

임신 5개월까지 입덧을 했던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왜 임신이 이렇게 힘든 건지 얘기 안 했냐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했다. 먹은 것도 없는데 쏟아내야 했던 일명 "토덧"과 "양치덧"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나 역시 "자연분만"과 "모유 수유"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특히 임당(임신성당뇨)이었기에, 산부인과 담당 의사는 자연분만만을 권하기도 했고, 나 역시 출산 후 꼭 밥을 먹고 싶었기에(혈당관리하느라 태어나서 가장 빡빡한 다이어트를 했다.) 자연분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물론 그 자연분만을 이루기까지 엄청난 고통과 반강제 출산이 있었긴 하지만...

그리고 조리원 입성부터 시작된 모유 수유 교육.

조리원에서 가장 선망의 대상은 모유가 콸콸 나오는 엄마였다.

그 어떤 것도 그 이상이 아니었기에... (나보다 하루 늦게 들어온 엄마는 모유가 너무 많아서 아이가 숨을 못 쉴 정도였다.) ㅠ

엄마로 산 지 만 2년이 넘었다.

칼퇴와 동시에 지하철과 버스를 3번 갈아타고 집으로 간다.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기 위해서 뛰고 또 뛰어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를 데리고 오는 동시에 다시금 시작되는 하루.

씻기고, 먹이고, 놀아주고, 재우고...

책을 읽으면서 내 이야기인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지 도무지 구별이 안되었다.

책과 내가 하나, 내 이야기를 쓴 듯한 글 하나하나에 웃고 울었다.

아직도 여전히 사회에서 요구하는 엄마에 대한 모습이 있다.

과거에 비해 좀 덜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육아에 대부분은 엄마의 차지다.

누구보다 따뜻하고, 화 안 내는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나 역시 어려서부터 엄마는 늘 일을 하셨기 때문에, 집에 오면 반겨주는 엄마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했다.

하지만 나 역시 내 엄마처럼 아이에게 그런 모습의 엄마가 될 것 같다.

적어도 이 책은 나에게 원망이나 책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럼에도 엄마로 잘 살고 있다고, 엄마는 절대 쉽지 않은 것이 맞는다고 다독여주는 기분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엄마는 누가 돌봐주죠?

엄마도 돌봄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가 예쁘지만 예쁨과 힘듦은 상쇄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나 또한 공감한다.

엄마라면, 엄마가 되고 싶다면, 엄마가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경험이 없다면 100% 공감은 안 될 수 있지만, 적어도 내 엄마에 고마움에 100% 눈물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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