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 장 한 장
넘길 때는 그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다.
왠지 고아라는 단어는
사람이나 동물에게만 쓰는 단어 같아서였다.
왜 식물인 나무와
고아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까?
아마도 식물은 씨를
뿌려서 자라나기도 하고, 그 씨앗 자체가 동물과는 달리 엄청난 양이기 때문이겠지...
부모와 어느 정도 클
때까지(사람의 경우는 평생이지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동물들과는 달리, 식물은 독립이 빠른 것도 그 이유가 되겠지만
말이다.
뿌리가 흙으로부터
떨어지면, 버려지면, 떼어내지면 나무는 고아가 된다.
그리고 나무도 슬프고,
울고, 아픔을 느낀다는 글이 머리에 파동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글과 함께
같이 실린 그림에는 생각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면들이 들어있었다.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는
그림, 가지를 자르고 떼어내는 그림...
우리가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그 장면들 하나하나가 나무에게는 아프고 힘든 시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왜 그때는 들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