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너무 안
어울리는 책 표지의 여인.
읽어보니 제목도, 표지
속 여인과 그녀의 옷도 이해가 간다.
그리고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화가 치미는 이야기임에도 마지막 장까지 손을 멈출 수 없었다.
원래는 박쥐라는 제목의
e북이었는데, 종이책으로 출판되면서 제목이 바뀌었다고 한다.
엽기적인 연쇄 살인이
벌어진다.
가슴 부분만 도려내진
여자의 사체. 사건 즈음 들렸던 타박네라는 노래의 휘파람 소리. 그리고 박쥐 모양의 목각인형.
기묘하고, 엽기적인
살인은 계속 일어난다.
이 사건의 범인을 찾기
시작한 형사 강재용은 박쥐 목각인형이 낯이 익지만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그가 너무나
사랑하지만, 다가가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가기만 하는 아내 은옥.
남편을 사랑하지만,
관계에는 극도로 거부감을 보이는 그녀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편, 국회의원이 된
최철민은 과거 벌였던 더러운 행동을 버리지 못하고 또 보육원 정순에게 전화를 한다.
겉으로는 깨끗하고
따뜻한 보육원 원장인 척하지만, 어린 여자아이들을 끊임없이 성폭행 하고 무마시킨 전적이
화려한 최철민. 그리고
그에게 똑같이 당했지만, 최철민에게 원생들을 보내고 그를 이용해 돈을 챙기는 정순.
강재용의 아내인
은옥도, 수민도 모두 최철민으로 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던 피해자였다.
점점 진실을 향해
다가가던 중, 강형사는 박쥐 목각인형을 봤던 것을 기억해내게 되고 박쥐가 아내인 은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은옥 역시 뉴스와
남편의 이야기를 통해 그 옛날 자신을 지켜주고 감옥에 갔다 세상을 떠난 오빠 태수가 기억이
나고, 태수를 찾아
나서는데...
과연 진실을 만 천하에
드러날 것인가?
부모로부터 버려지거나,
부모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만 해도 보육원 아이들은 상처가 깊다.
그런 아이들을 대상으로
짐승만도 못한 짓을 서슴없이 하면서 겉으로는 고매한 척 역겨운 삶을 사는 최철민을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
엄마를 기다리다가
죽어간 아이를 보며, 그 엄마를 죽이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태수.
그에게는 그 또한
엄마의 부재로 고통을 겪었던 일도, 최철민에게 참혹한 짓을 당해 모든 것을 잃은 동생도 아픔이다.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그 벌레 같은 놈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손에 죽어간 자식을 버린 여자들의 가슴을 그놈에게 보낸다.
처음에는 최철민을
죽여야지, 왜 엄마들을 죽였을까 하는 생각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들 중에는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식을 버린 비정한 엄마도 있지만,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어떻게든 악착같이 돈을 번 엄마도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그녀는 자신의
딸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죽었지만 말이다.)
또 화가 났던 것은
철저한 피해자인 여자아이들에게 오히려 더럽혀졌다는 명패를 붙이고 철저히 배제하고 따돌리고 방관하고 수군대는 사회의
모습이었다.
현재도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을 향해 이중잣대를 들이대지 않는가?
마치 꽃뱀인 양,
옷차림, 행동거지의 문제인 양 상처받고 찢긴 피해자들을 향해 오히려 칼을 겨누고 있지 않느냔 말이다.
결국은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온다.
물론 그녀들은 여전히
상처를 입은 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들을 향해
따뜻한 가슴을 내밀어 주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