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기억하는 - 어른이 추억 명작선
한지은 지음 / 보통의나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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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터넷을 보다 보면 추억의 물건들이나 이름들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보통 제목이... 90년대 학교 다니신 분들~ 80년대 태어나신 분들~ 이랬던 것 같다.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내가 아는 물건들이나 사람 혹은 기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반가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오랜만에 반가운 책을 만났다.

저자보다 조금 어린... 우리나라가 한참 눈물바다일 즈음에 태어나서 이 책에 나온 모든 것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아는 내용이 상당수 있었다.

아마도 같은 기억을 공유한다는 것이 주는 힘이라고 할까?

반갑고, 신기하고, 옛 추억에 살포시 잠겨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내가 가진 기억이 책 속 글에 덮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세대가 많이 바뀌어서 우리의 추억 속 장난감이라던가 당시의 풍경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십수 년 전 가르쳤던 아이들 때부터 동네 골목에서 전봇대에 묶어놓고 했던 고무줄놀이라던가, 다방구나 땅따먹기 등의 놀이를 이제는 학원에 가서 돈을 내고 배운다고 한다.

동네에 노는 아이가 없어서,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학원을 가야 한다는 이야기 또한 씁쓸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우리는 그렇게 동네를 뛰어다니면서 놀았던

그 어린 시절 기억을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참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물론, 단지 교육열 때문이 아니라 전보다 많은 위험요소들- 납치, 유괴, 사이코패스, 묻지 마 살인 등- 때문에  동네 놀이보다 학원을 선호하게 된 사회적 배경을 무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우리의 다음 세대들 또한 자신들만의 문화와 놀이를 가지고 있고, 언젠가는 그런 것들을 추억하면서 웃을 날이 있겠지만 우리 때의 그 많던 놀이와 추억, 먹거리 등에 대한

기억은 다채롭지 않을 것 같다.

오랜 시간 잊고 있던 절친을 만난 기분이기도 했고, 많이 공감 가는 것도 있었고, 역시 동네마다 다른 게 있구나 싶은 것도 있었다.

또! 제일 쇼킹했던 것은.... ㅋㅋㅋ

뽑기랑 달고나가 다르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나는 달고나와 뽑기가 같은 세대였으니... 달고나는 처음 보는 물건? 이었다.

그 시절 학교 앞 병아리 아저씨도 종이 인형과 홍콩 할머니도 회수권과 행운의 편지, 종합선물세트도 다 내 기억 속  한편을 장식했던 재미있고 즐거웠던 추억이 되었다는 것.

아마 하나하나 읽다 보면 각자가 가지고 있던 옛 기억과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 내 추억 소환!

- 우리 집은 일요일 밤이 되면 큰 투게더 아이스크림을 사서 숟가락으로 퍼먹으면서 제 *공화국을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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