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천년의 질문에
등장하는 시대상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너무나 닮아있다.
아마 한 장 두 장
넘기면서 이 책에 등장인물들을 만나게 되면 우리가 아는 그 아무개와 닮았다는 인상을 상당히 받게 될 것이다. 알만한 정치인, 현재 이혼소송으로
세간의 이 몫을 끄는 재벌가 사위부터 크나큰 뉴스들을 알고 있지만 터뜨리지 못하는 현실을 살고 있는 일부 기자들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 답답한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국민 한사람 한 사람을 개. 돼지보다도 못하게 여기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국가를 어떻게 여겨야 하는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하고 말이다.
그래서 울분이 생기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묘한 박탈감과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다.
소설이지만 소설로
치부하기에는 현대의 우리의 삶을 그대로 판 박은 듯한 내용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누군가는
당장 한 끼 해결한 돈이 없고, 당장 앞 날이 캄캄하기만 해서 목숨을 내던지는데, 한편에서는 좀 더 많은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더 많은 돈을
움켜지려고 피 터지게 싸우고 있으니 말이다.
그들의 그 야만적이고
경멸할만한 행태를 바라보면서 국민들의 힘을 보이기보다는, 그들의 그런 행태에 쓴소리 한번 뱉어내지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 살기에 급급한 내 모습이
드러나 있는 것 같아서 민망함도 느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우진, 최민혜 같이 깨어있는, 배운 것을 실천하는 누군가 또한 살고 있다는 희망이 여전히 풀뿌리처럼 살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 그리고 그들이 시간이 지나도 결코 바뀌지 않고 다음 세대를 키워나가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