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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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11년 만에 알려진 루시아 벌린이라는 작가가 있다.

생 전에 이름이 알려졌으면 좋았겠지만(개인적으로), 후에 알려졌다고 하니 조금 안타까웠다.

이래저래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작가의 단편소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그녀의 작품 중 일부를 읽어 볼 기회가 생겼다.

청소부 매뉴얼이라는 제목은 책에 있는 단편소설 하나의 제목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단편소설들 보다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우리와 문화적 요소가 좀 다르긴 하지만, 역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 있는 내용을 읽다 보면 마치 그들의 삶을 눈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나 자세하고 세부적이었다.

조금은 암울하고, 차별적이고, 누구도 알 지 못하는 삶에 군상들이 촘촘하게 나열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우리가 동경하는 부류의 사람들의 모습은 아니라서 더 깊이 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아마 익숙하고 잘 사는 사람들의 모습보다는 피곤하고 인간 냄새 깊이 나는 어떤 나라의 뒷골목 노동자의 삶을 대놓고 드러내는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 듯도 싶다.

고통스럽고 실제적이고 가난한 삶의 모습들, 또한 아이의 눈을 통해서 본 어른의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단편이라 하지만 전혀 동떨어진 각각의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등장인물인 "나"의 이야기도 있고, 그녀의 눈으로 본 타인의 이야기도 있다. 그녀의 가족, 주변인들의 모습들 말이다.

아마 이 글의 작가인 루시아 벌린 이 사후에 유명해진 것도 그런 인물들의 모습이 거침없이 드러나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직접 경험하거나, 같은 문화권의 이야기 또한 아니었다.

그래서 좀 어렵고 더 무겁게 졌으리라...

그럼에도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들이 거침없이 나와있어서 그런지 눈에 띄는 내용들이 있었다.

좀 더 많은 작품을 접할 수 없게 된 것이 아쉽지만(이미 작가가 세상을 떠난지라...), 그럼에도 그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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