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전환을 만들어
준 책이 있었다.
82년생
김지영.
그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모든 게 당연했었다. 내 엄마도 내 할머니도 내 언니도 그런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렇게 사는 건가
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옳지 않았다.
부당하고, 불편하고,
때론 화도 났다.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라기에는 그 갭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 후부터 나 역시
이런 상황들에 대해 다시금 바라볼 눈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호칭
문제.
시'댁",
처"가"
아버"님".어머"님",
아버"지".어머"니"
형"님".처"제",
도련"님", 처"남"...
호칭을 두고 보니 뭔
가 정말 이상했다. 남자 쪽은 "님"이 붙는데, 여자 쪽은 "님"은 찾기 힘들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며느리(며늘-기생한다는 뜻+아이. 혹은 메-밥이라는 뜻 + 나르는 이) , 올케(오라비+계집)라는 뜻이 있었다는 사실에도 상당히 놀라웠다.
아무 의미 없이 쓰고
있었는데 그런 뜻이 있었다니 정말 기가 찰 노릇이었다.
물론 나 역시 결혼한
여자고, 시부모님께 아이를 낳아도 며느리나 아가 혹은 누구 엄마야 대신 내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었다. 다행이라면 신랑이 외아들인 탓에 호칭
문제로 힘들 사람이 적다는 것 정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도, 조금 거북스러웠던 부분도 있었다.
저자의 형님(남편형의
아내)의 입장 또한 이해가 되기도 했다.
나였어도 그렇게
반응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마 은연중에 나도 윗사람 아랫사람 같은 서열을 구분하여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동갑이라도 형의
아내이니 내가 더 윗사람이라는 생각 말이다.
나 역시 남편과
결혼하면서 남편의 사촌 여동생(나보다 1살 많다.) 과의 관계나, 내
사촌 오빠의
아내(나보다 3살 어리다.)와의 관계에서 겪은 일 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이기에,
우리의 문화이기 때문에 겪는 특별한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 그 변화는 그냥 있는다고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힘듦(마음이나
몸 둘 다)이나 희생을 감수하고 겪어내야만 일어나는 것이다.
단시간에 이 문제가
해결되거나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계속 적인 문제
제기와 함께 같은 생각을 가지는 양 성(남성, 여성)의 사람들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그런 저자의
생각을 지지했던 남편과 시어머니 또한 그 변화를 일으킬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