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와 주판 - 일본 자본주의 기틀을 만든 시부사와 에이치
시부사와 에이이치 지음, 최예은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논어와 주판이라... 너무 이질적인 두 단어가 한 책에 묶여있다는 것부터가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을 적은 책으로 인간의 도리나 국가의 지침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고, 주판은 과거 계산기가 없을 당시 계산을 위한 용도로 사용했던 기구이다.

이 책에서 주판은 경영, 경제에 대체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시부사와 에이치는 19세기 메이지 시대 관료이자 기업가로 1931년에

사망했다.

그렇기에 계산기나 컴퓨터 등에 대해 접해보지 않았기에, 주판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물론 논어라는 책 자체도 상당히 오래된 책이지만, 저자가 활동했던 당시에 비해 많은 면에서

장하고 변화가 있었기에 최신의 이론이나 실례라기보다는 변하지 않는 기본이론 정도로 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논어와 주판(경제)의 직접적인 연관성(경제 정책에 대한 내용은 아님)은 없으나, 기업을 경영하면서 혹은 삶을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과 문제에 어떤 식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다.

기억에 남는 내용이 몇 가지 있었는데...

상식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이상적인 국가를 만든다는 내용이 있었다.

요즘 사회가 워낙 상식이 파괴되고, 오히려 상식이나 예의, 매너를 지키는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진지라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모두가 상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국가라면(모두가라는 가정하에) 정말 이상적인 국가, 정치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남에게 피해가 주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웃픈이야기일테지만 100여 년도 더 전에 살던 그가 이런 내용을

적은 걸 보면 지금이나 그 당시나 상식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했다는 이야기 같아서 공감이 되었다.

또한 부정부패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여기서는 정경유착보다는 상인(경제인)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저자는 부정부패를 없애는 방법으로 도덕과 인의를 지키면 된다고 한다. 각자의 업무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부를 축적하면 부정부패가 살아질 것이라고 말이다.

역시 원론적인 내용인지라,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워낙 여기저기 고이고 썩어있는 이들과 행동이  도리라는 틀 안으로 들어온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각 소주제가 참 짧다. 보통 3페이지~4페이지고 길어야 6페이지 정도다.

논어의 내용이 들어있지만 그리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또한 굳이 경영을 논하기 전에, 인간관계나 삶의 문제에 대입해서 읽을 수 있기에 이래저래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각 주제의 마지막 장에 핵심 내용이 간단하게 요약되어 있어서 한 번 더 읽을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논어와 주판.

결국 속을 들여다보면 통하는 기본이 있으니 이 또한 잘 어울린다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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