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자를 가려서 읽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전 작이 마음에 드는 경우, 후속작에 아무래도 관심이 가는 법.
이근후 교수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80대 할아버지인 저자는 나이만 노인이지 생각이나 행동은 젊은이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
유쾌하다는 첫 느낌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이르렀고, 한 번 읽고 덮기에는 아쉬움이 남아서
내 책꽂이 가장 손이 잘 가는 곳에 지금도 꽂혀있다.
그 유쾌한 전 작과 비해 이번 책은 주제가 주제인지라(유쾌가 붙긴 했지만, 나이 드는 법이기에...)
저자의 그동안의 삶에 아쉬움과 당부가 깊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덕분에 나이가 젊은 사람뿐 아니라 중년에 접어든 그리고 노년을 앞두고 있는 후배들에게
삶의 선배로써 주는 조언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인간관계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여러 가지 일들, 선배나 노인으로의 일들,
돈이나 건강,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전반적으로 꼭 필요하고 어쩌면 맺을 수밖에 없는 여러 관계 속에서
가져야 할 자세나 마음가짐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았는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지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나 역시 나름 경제적으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 낮은 자존감의 문제가 있다.
내 기억에 우리 부모님은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 못하는 분들이셨다.
그래서 내 안에는 내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인식이 적었던 것 같다.
초보 엄마인 내가 내 아이에게 나와 같은 마음의 상처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나름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다.
그런 나에게 저자의 한 줄의 글은 그 어떤 토닥임보다도 고맙고 따뜻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