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가장 잊히지 않는 내용이 있다.
엄마 마중이라는 그림책이 소개된 페이지였는데, 딱 그즈음의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 지
가슴에 스미는
내용이었다.
나 또한 워킹맘으로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는 신세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기도 하고, 창문을 개방형으로 만들어놔서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는 형태인지라, 한 번은 퇴근을 하고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아이가 창문 앞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소리를 지르면서 문 앞으로 뛰어나왔다.
물론 매일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친구들이 다 가고 혼자 남아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내 아이의 모습과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책 속 꼬마 아이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래서 그런지 가슴이 참 많이 아팠다.
그리고 저자의 경험이 이 글의 시작이었는데...
나 역시 저자의 딸과 같은 경험이 있다.
아마 이모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서로 기억이 되는데, 엄마와 아빠가 저녁 올 시간에서 조금만 늦어지면 불안함에 어쩔 줄 몰라 했던 기억이 있다.
아빠나 엄마 휴대폰으로 몇 번씩 전화를 해보고, 안 받으면 정말 엉엉 울면서 문 앞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신 이모부 때문에 그랬겠지만, 꽤 오랜 시간을 그렇게 보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아이였으니까 그랬겠지만, 당시 내 불안은 정말 컸던 것 같다.
저자의 글들은 내가 경험했던 기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아직 경험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면 언젠가 내가 그 일을 겪었을 때 어렴풋하게라도 기억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만 사랑하는 사랑꾼이 아니라, 남편도 사랑하는 사랑꾼이라는 것이 글 여기저기 스며 있어서 참 행복
보였다.
옛 기억부터 현재와 미래의 생길 기억까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문화생활에 대한 걸 한 번에
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