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우리가 살아갈 이유
이현식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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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 동안 우리 가정은 교회를 다녔다.

아마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오고 얼마 안 되어서부터 믿기 시작했던 것으로 아니까 100년은 훌쩍 넘은 세월이다.

교회 안에서 자라왔고, 매주 일요일은 교회에 가는 날이기에 절대 약속을 잡지 않는 분위기를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부담감은 신앙의 연차가 늘어날수록 더욱 커져갔다.

청. 대학부 시절에는 전도 팀장을 몇 년 간했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교회 앞 아파트 단지에서 공짜로 음료수를 나눠주며 전도를 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일 년에 한 명도 전도 못하는 사람이라는 책의 내용은 지극히 내 얘기였다.

전도에 대한 강한 부담감은 있지만, 부담감만 있고 누군가에게 교회 가자고 이야기조차 못하는 내 모습 속에서 자괴감을 느끼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매년 우리 교회는 두 차례 전도잔치를 한다.

전 교인이 전도할 사람을 작정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지며 그 일을 위해 특별새벽예배와 부흥회,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하지만 늘 작정할 때마다 난 부담이 되었다.

어차피 쓰기만 하고 한마디도 못할 텐데... 혹은 집이 멀어서 못 올 텐데...

전도를 하기도 전에 스스로 낙담하고 선은 그어버리는 모습이 내 안에 있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내 안에 신선한 자극이 많았다.

대학 강의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고 하지만 읽기에 부담도 없었고, 재미도 있었고, 동기부여도 되었다.

무엇보다 알고 있는 내용을 실제로 눈으로 보니 부담감 이면에 전도의 목적과 사명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늘 말로는 복음의 빚진 자라고 했지만 머릿속에 넣고 있는 그 말이 내 가슴으로 들어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나에게 복음이 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헌신과 때론 목숨 값이 필요했다.

그 누군가의 전도가 없었다면, 아니 내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했던 누군가가 없었다면

우리 가정이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그 누군지 모를 사람(들)의 전도 덕분에 나 역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가슴 깊이 들어왔다.

그동안 전도에 대한 세미나도 책도 실제로 전도를 해보기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전도는 그저 해야 하지만 하기 싫고 부담스러운 하나의 일이었다.

차라리 봉사를 하는 게 더 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교회를 다닌 지도 꽤 오래되었던 것 같다.

누군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찾아가고, 만나는 것에 인색하기도 했다.

 

전도팀을 이끌 때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전도는 거룩한 낭비다."

땅에 부어 버리는 듯한 그 돈을 차라리 교육이나 구제나 친교에 쓰면 눈에 보이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 텐데, 누군지도 모르는 다수에게

그냥 뿌리는 게 과연 효율적인가?라는 이야기를 상당히 오래 들어왔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도팀이 꽤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가장 큰 사명이 전도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다시금 전도에 대한 정체성이 바로잡혔다.

그리고 마냥 부담만 갖지 않고, 정말 한마디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얼마나 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또 다시금 굴을 파고 전도는 부담스럽다고 이야기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받은 복음이 절대 값어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본 것 같다.

또한 전도의 성과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전도에 대한 막연한 혹은 엄청난 부담을 가지고 있는 성도라면 일독을 권한다.

적어도 전도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한결 편안하게 전도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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