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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 과민성 까칠 증상의 마음평안 생존법
나가누마 무츠오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예민하다. 까칠하기도 하다.
덕분에 뭔가 고민이 생기면 잠을 못 자는 건 태반이고, 얼마 전에도 회사에서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닫히려는데 막 뛰어가서 타는데 같은 회사 직원이 막 웃는 걸 보고 나를 보고 비웃는 것 같아서 상당히
기분이 상했던 기억이 있었다.
물론 나 때문에 웃는 게 아니었다는 걸 알았지만 말이다.
어쩌면 별거 아니라고 넘길만한 일들에도 스트레스받고 고민하기도 해서 늘 집에 오면 떡실신
지경에 이를 때도
많았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중증은 아니지만 나 역시 HSP(Highly Sensitive Person, 매우 예민한 사람) 적인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읽는 내내, "맞아맞아!" "와! 왠일이니~"를 반복하면서 말하는 나 자신을 보고 사실 좀 당황하기도 했다.
내가 좀 예민하긴 하지만 내 얘기가 반 이상일 줄이야...ㅠ
단지, 소심하기에 자존감이 낮기에라고 치부했던 나 자신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HSP는 마냥 불편한 점만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장점도 꽤 많았다.
공감을 잘하고, 상대의 감정을 잘 살필 줄 알고 직관이 뛰어나는 것 말이다.
(어느 누구나 단점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개인적인 의견인데...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은데 특히나 현악기를 전공하는 친구(그중에서 단연 바이올린!)들이 상대적으로 HSP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는 모르지만 악기가 작아질수록(바이올린<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 소리에 더 예민하고 더
높은 음을 내기에 좀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향을 갖게 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물론 내 사견일 뿐이지, 뭔가 증명되거나 자료를 조사한 것은 아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HSP라고 주눅 들지 않기를, 스트레스받지 말기를, 스스로를 좀 더 따뜻하게 대하기를 주문한다.
물론 자신의 성향이 어떤 쪽인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좀 더 편안한 삶을 위한 해결방안까지
제시해주고 있어서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구체적인 내 HSP을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5명 중 1명이 HSP라는 사실에 위안 또한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에게 좀 덜 예민하게 굴고,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좀 덜 가져보기로 마음먹었다.
과거의 실수를 곱씹는 습관 역시 저자의 조언처럼 제3자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물론 마음먹은 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말이다.
HSP는 병이 아니다. 또한 어쩔 수 없는(저자의 예처럼 백합이 장미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내 모습이기에
스스로를 너무 옭아매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한 적지 않은 위로가 되었다.
세상의 예민하고 까칠해서 늘 에너지가 빨리는 그대들이여!
우리 모두 용기를 내서 내일은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보자.